이용수 할머니, 유엔본부서 위안부 참상 알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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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세계 여성의 날에 기자회견… 출입기자협회-美한인단체 주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88·사진)가 세계 여성의 날인 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세계 언론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갖고 위안부 피해의 실상을 증언한다.

유엔출입기자협회(UNCA)는 5일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해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 등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8일 오후 2시 반 UNCA 사무실에서 갖는다”고 밝혔다. 그동안 유엔본부에선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탈북자들의 증언이나 회견은 종종 열렸지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직접 회견을 갖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유엔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 할머니의 유엔본부 기자회견 초청은 뉴욕과 뉴저지를 기반으로 미국 내 위안부 문제 이슈화에 앞장서 온 시민참여센터와 캘리포니아 주의 가주한미포럼이 주도했다. 이 단체의 한 관계자는 “세계 여성의 날을 시작으로 유엔에선 다양한 여성 인권 행사가 열린다”며 “일본 정부가 과거처럼 ‘일본이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고 홍보하며 위안부 실상을 외면하거나 호도하는 것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한일 간 위안부 합의 이후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군 위안부 강제 연행의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공식 문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 이 할머니는 “내가 바로 그 강제 연행의 산증인”이라고 반박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할머니는 지난해 4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 때 보스턴 하버드대 연설 등 아베 총리의 일정을 따라다니며 ‘그림자 시위’를 벌여 국제적인 관심을 모았다.

한 유엔 소식통은 “한일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상호 비방 자제’에 합의한 만큼 여성 인권 관련 유엔 공식회의에서 한일 정부 차원의 ‘위안부 문제’ 신경전은 예전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그만큼 양국 시민단체 간 장외전이 치열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의 연설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아무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반면 일본 일부 극우단체들은 17일 맨해튼에서 ‘위안부는 성노예가 아니다’라는 주제로 한일 간 위안부 합의를 비판하는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일본 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도 유엔 인근 호텔에서 같은 행사를 개최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이용수 할머니#유엔#위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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