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리 “촬영도 하기전에 연기력 논란… 4회 대본까지 달달 외웠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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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응팔’ 끝낸 혜리
덕선이보다는 똑똑한 것 같은데, 주변에선 행동-말투 비슷하다고 해

혜리는 “안 보일 때도 대중이 보고 싶어 하는, 늘 덕선이같이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혜리는 “안 보일 때도 대중이 보고 싶어 하는, 늘 덕선이같이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너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 기분이 참 좋습니다.”

26일 서울 성동구의 한 호텔에서 만난 혜리(22)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 덕선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는 이 드라마 첫 회에서 88올림픽 개막식 피켓걸로 방송 인터뷰를 하던 덕선처럼 하얀 이를 드러내며 또박또박 이야기했다. 그가 캐스팅된 것도 덕선처럼 내숭 없고 귀여운 모습을 보여줬던 이전 방송 때문이었다. 2014년 MBC ‘진짜사나이-여군특집’에 나와 조교와의 이별을 아쉬워하며 내뱉은 ‘아잉’이란 감탄사로 사랑받으며 ‘앙탈 혜리’로 불렸다. ‘응팔’ 제작진은 그의 이런 모습을 기억했다.

“(캐스팅을 위한) 미팅 당시 제작진과 제 자신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어요. 처음엔 긴장해 조용히 있다가 ‘설마 내가 덕선이는 아니겠지’라고 생각하며 욕심을 버리고 제 모습을 보여줬어요. 제작진은 그런 모습이 덕선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나 봐요.”

그는 투명테이프로 쌍꺼풀을 만들어 붙이고, 댄스그룹 ‘소방차’ 노래에 맞춰 ‘허당’ 춤을 추며 사랑스럽게 망가진 덕선으로 제작진에 ‘응답’했다.

귀엽지만 덤벙거리고 어리바리한 구석도 있는 덕선. 혜리도 그런지 물었다. “저는 덕선이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해요. 학교도 덕선이보다 열심히 다녔고요. 그런데 주변에서는 제 행동이나 말투가 덕선이와 ‘싱크로율’이 높다고 보는 것 같아요.”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10년 4인조 걸그룹 ‘걸스데이’로 데뷔한 혜리는 데뷔 초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런 그가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의 주인공이 됐으니 부담도 컸다. 주변에서는 연기 경험이 짧은 아이돌 출신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쉽게 주저앉지 않는 근성은 있는 것 같아요. 문제를 만들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촬영 전 1∼4회 대본을 모조리 외우며 캐릭터를 파고들었죠.”

아직도 4회 대본까지 줄줄 꿰고 있다는 그는 “1회 촬영이 끝나고 최종 편집 영상을 본 뒤에야 조금 안심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공부 잘하는 언니와 귀한 막내 남동생 사이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둘째 딸의 서러움을 한껏 표출해 연기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시청자의 관심사였던 덕선의 남편은 그도 마지막 회 직전인 19회 대본을 받기 직전까지 몰랐다. 하지만 밤낮없이 덕선으로 살다보니 나름의 ‘촉’도 생겼다. “16회에서 택(박보검)에게 바람맞은 그날 밤 덕선이가 뒤척이며 잠을 못 이뤄요. 이 장면을 연기하고 ‘왜 덕선이가 이랬을까’를 곰곰이 생각하다가 ‘남편이 택이구나’라는 감이 왔죠.”

쟁쟁한 남편 후보들에게 둘러싸여 뭇 여성의 부러움을 산 덕선. 혜리는 실제 이상형이 택과 정환(류준열) 중 누구인지 묻자 욕심쟁이 같은 대답을 내놨다. “(드라마에서는 아니지만) 실제 자기 앞가림까지 잘하는 택, (드라마에서는 까칠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다정한 정환이 둘을 합친 사람요. 호호.”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혜리#덕선#응답하라 1988#응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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