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범 이사장 “공공기관, NCS 채용… 스펙 9종세트 사라질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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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범 산업인력공단 이사장

“무(無)스펙, 직무중심 채용이 정착되면 인력 자원 낭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박영범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59·사진)은 27일 서울 영등포구 버드나루로 남부지사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신입사원이 스펙 9종 세트를 완벽하게 갖춘다고 해도 회사에 들어와서 잘한다는 보장이 없는 게 과거 채용제도의 가장 큰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올해부터 공공기관 신입사원 공채를 직무중심 평가로 전면 개편할 예정이다. 올해만 130개 공공기관에서 3000여 명을 국가직무능력표준(NCS·직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 등을 797개 직무로 체계화)에 따라 선발한다. 특히 NCS 개발과 운영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산업인력공단은 이런 방식으로 이미 114명을 선발했다.

박 이사장은 이 같은 채용방식 변화에 대해 “쓸데없는 곳에 개인의 시간과 돈, 국가 자원이 낭비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NCS는 또 다른 제2의 스펙이 아니라 기존에 쌓은 스펙이 자신의 능력으로 잘 전환되도록 방향을 잡아줄 길라잡이”라며 “20년 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처음 도입됐을 때도 많은 혼란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굳건히 자리를 지킨 것처럼 NCS 중심 채용도 수능처럼 잘 정착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달라진 채용 제도 때문에 혼란을 겪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에 대해서는 “서류, 면접 등 취업준비생이 대비하기 쉬운 부분부터 우선 적용할 것”이라며 “필기시험은 최소 1년 이상 유예기간을 둬 내년부터 NCS를 적용해 혼란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직무중심 채용에 대한 현장의 반응도 좋다고 박 이사장은 전했다. 그는 “회사 쪽에서는 이직률, 중도포기율이 줄어들어 좋다고 하고, 취업준비생들도 생각처럼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는 반응이 많다”고 밝혔다.

다음 달 11일은 산업인력공단이 울산으로 이전한 지 1주년이 되는 날이다. 서울과 울산의 거리가 먼 탓에 초기에는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지만 현재는 스마트워크, 화상회의 등으로 업무효율을 높여 나가고 있다. 박 이사장은 “대부분의 보고는 모바일기기와 이메일을 통해 받고 내 의견을 바로 회신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며 “화상회의가 정착되다 보니 본부와 소속 기관의 소통 기회도 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소개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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