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도 과학자보다 의사가 인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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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립학회 회장 폴 너스 경 방한

“연구자의 이력보다는 연구 성과 자체에만 집중해 연구 결과를 검증합니다.”

한국 과학자와 영국 과학자 간의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한국을 찾은 영국왕립학회 회장 폴 너스 경(65·사진)을 10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났다. 1660년 창립된 영국왕립학회의 수장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왕립학회는 1800년부터 자연과학과 생물학 분야 학술지인 ‘영국왕립학회보’를 펴내고 있다.

과학 학술지는 게재되는 연구 논문의 질이 가장 중요하다. 이 때문에 연구 결과 검증 시스템은 학술지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너스 경은 “영국왕립학회보는 전 세계 회원들의 크로스체크를 통해 연구 결과를 검증한다”고 소개했다.

너스 경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대해선 “학술지지만 학술적 의미보다는 ‘뉴스’처럼 흥미로운 연구를 중점적으로 게재하고 ‘스타 연구자’의 연구 결과를 주로 싣는다”고 지적했다. 네이처나 사이언스에 한 번이라도 논문을 게재해 일단 ‘이너 서클’에 들어가면 이후에는 논문 게재가 쉬워진다는 얘기도 많이 알려져 있다.

그는 “영국과 미국에도 이공계 기피 현상이 있다”며 “한국처럼 영국에서도 의사가 인기 직업”이라고 말했다. 너스 경은 “연구자들은 의사와 달리 미래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이 원인”이라며 “연구 경력이 연구 현장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직종에서도 활발하게 쓰일 수 있는 사회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명한 과학자인 아이작 뉴턴, 찰스 다윈,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도 모두 영국왕립학회 회원이었다. 영국왕립학회는 지금까지 90명이 넘는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유전학자이자 세포 생물학자인 너스 경 자신도 세포 재생이 통제되는 방법과 ‘CDK1’이라는 효소의 존재를 밝힌 공로로 2001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지금도 세포 형성과 분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그의 취미는 오토바이 타기. 노벨상 상금으로 영국제 명품 오토바이를 구입했다고 소개했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
#과학#폴 너스 경#영국왕립학회보#영국왕립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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