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세 대한제국공사관의 팬이 되어주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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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역사지구 문화재 탐방路 지정… 2015년까지 리모델링 후 시민 개방

안호영 주미 한국대사(왼쪽에서 두 번째)와 현지 관계자들이 1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로건 서클에서 대한제국 공사관 건물 안내판 제막을 마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주미 한국대사관 제공
안호영 주미 한국대사(왼쪽에서 두 번째)와 현지 관계자들이 1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로건 서클에서 대한제국 공사관 건물 안내판 제막을 마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주미 한국대사관 제공
13일(현지 시간) 오후 2시경 ‘워싱턴의 북촌’으로 불리는 미국 워싱턴 로건서클 잔디 공원. 주미 한국대사관 문화원이 나눠준 태극선을 손에 든 주민과 관광객 등 300여 명이 천막 행사장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어 오후 3시부터 옛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 등 인근 건물 15곳을 로건서클 역사지구 문화재 탐방로로 지정하는 기념행사가 시작됐다.

▶본보 5월 21일자 A27면 대한제국 공사관, 워싱턴 북촌 명소로

한국 측 대표로 나온 안호영 주미 대사는 “여러분이 한국 팬(fan·부채)으로 시원한 것 같은데 그러면 앞으로 한국의 팬(애호가)이 되어 주셔야 한다”고 인사말을 시작해 청중의 박수와 웃음을 이끌어 냈다. 그러면서 안 대사는 “6·25전쟁을 끝내고 1953년 미국과 동맹을 맺은 뒤 60년 동안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10위권 경제 강국으로 도약하는 성공의 역사를 일궈냈다”고 힘줘 강조했다. 일본이 미국인에게 팔아넘긴 공사관이 102년 만인 지난해 다시 한국의 품에 안긴 것은 한미동맹 60년의 성공 덕분임을 이해한 주민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팀 크리스턴슨 주민협의회장은 “대한제국 공사관은 19세기의 역사적 폭풍을 이기고 100년이 넘도록 한미 관계의 상징이 되어 왔다”며 “주민들이 공사관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미국인에게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는 2015년까지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공사관을 주민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행사에 참석한 문화재청 박영근 문화재활용국장은 “주민들이 회의도 하고 공연도 하는 실용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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