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세 노인, 평생 모은 1억 전남대 쾌척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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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전남대 본부 5층 총장실에 노인 한 분이 들어섰다. 그는 지병문 총장에게 5000만 원권 수표 2장이 들어 있는 흰 봉투를 내밀며 “대학 발전을 위해 써 달라”고 했다. 1억 원의 대학발전기금을 쾌척한 노인은 구순을 앞둔 김용수 씨(89·사진).

광주 서구 치평동에 사는 그는 “평소 근검절약하며 모아뒀던 돈을 의미 있게 쓸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전남대가 생각나 이렇게 무작정 찾아왔다”고 말했다. 김 씨는 처음에는 익명의 기부를 원했다. 대학 측이 어르신의 이름과 뜻을 간직하고 싶다며 간곡하게 부탁하자 그때서야 이름을 밝히고 사진촬영에 응했다.

전북 진안 출신으로 젊은 시절 광주에 터를 잡은 김 씨는 자영업을 하며 5남 2녀를 키웠다. 김 씨가 전남대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은 아니다. 굳이 찾자면 아들과 손자가 전남대 출신이라는 것이다. 김 씨는 “나이가 들고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니 꼭 하고 싶었던 일을 못했던 아쉬움이 컸다”며 “경제적인 사정으로 공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기부의 뜻을 설명했다. 전남대는 이날 발전기금 전달식을 갖고 본부 건물 1층에 마련된 발전기금 출연자 현판에 김 씨의 이름을 새겼다. 지 총장은 “전남대의 발전을 위해 큰 결심을 해주신 뜻을 살려 인재 양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김용수#기부#전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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