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시인 장진성 수기 ‘시를 품고 강을 넘다’, 英 랜덤하우스와 초판 10만부 출간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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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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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의 탈북 시인 장진성(42·사진)이 세계적인 출판사인 영국의 랜덤하우스와 출간계약을 했다.

이번에 계약을 한 책은 2011년 국내 출간됐던 탈북수기 ‘시를 품고 강을 넘다’. 랜덤하우스의 별도 브랜드인 라이더는 선인세 5만 파운드(약 8600만 원)를 지급하고, 영국에서만 초판 10만 부를 찍기로 했다. 2011년 미국에서 출간된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초판 10만 부를 찍은 것과 어깨를 나란히한 것이다.

아울러 랜덤하우스는 ‘시를 품고 강을 넘다’의 한국 미국 캐나다 일본을 제외한 세계 판권을 사들였고, 이미 프랑스 독일을 비롯해 28개국에 판권을 재판매했다. 전 세계가 탈북 시인이 직접 쓴 수기를 읽게 되는 것이다.

2일 서울 중구 충무로에 있는 북한 전문매체 ‘뉴포커스’ 사무실에서 만난 장 시인은 “처음에는 랜덤 출판사가 뭔지도 잘 몰랐다. 저명한 해외 출판사와 계약을 하고 나니 어리벙벙했다”며 웃었다. 장 시인은 뉴포커스의 대표를 맡고 있다.

영어 번역을 맡은 재영 교포 셜리 리 씨(24)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에서 생활한 문인이 북한 얘기를 직접 문학적으로 쓴 작품을 찾기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장 시인의 작품은 매우 인상적이다”라고 말했다. 9월까지 영어 번역작업을 마친 뒤 2014년 5월 영국을 시작으로 해외 출간이 순차적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장 시인은 해외 출간을 위해 제목만 그대로 두고 원고를 대폭 손질했다. 1부 ‘독재자’에서는 노동당 통일선전부에서 일했던 작가가 털어놓는 북한의 현실을, 2부 ‘도망자’에서는 2004년 탈북 과정을 그린다. 3부 ‘연인’에서는 남한에 정착한 이후 얘기가 펼쳐진다.

장 시인은 9월부터 랜덤하우스의 홍보 계획에 따라 유럽을 순회하며 작가와의 대화 등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세계에서는 중동의 인권에는 관심을 갖지만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습니다. 인권 문제도 경제적 투자가치로 판단하는 것 같아요. 책을 통해 해외 독자들을 만나서 북한의 비참한 인권 현실을 제대로 알리는 역할을 충실히 하겠습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탈북시인#장진성#랜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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