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에 KO펀치 날린 구글회장 딸 방북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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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묘사 깊이 있고 생생… 단독 취재한 AP통신 압도”
유명언론인 등 칭찬 줄이어

사진 출처 소피 슈밋 블로그
사진 출처 소피 슈밋 블로그
“북한 관리는 경제난이 미국 제재 때문이라고 열을 올렸다. 미국 제재에도 불구하고 평양 슈퍼마켓에 ‘도리토스(미국의 유명 옥수수칩)’가 가득 진열된 것은 어떻게 설명할까.”

7∼10일 에릭 슈밋 구글 회장, 빌 리처드슨 전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와 함께 북한을 방문했던 슈밋 회장의 딸 소피(19·사진)가 ‘이보다 더 기괴할 수는 없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블로그에 누리꾼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소피는 “일행이 내리자마자 불이 나가면서 전철역이 암흑에 휩싸였다. 북한 주민들은 일사불란하게 손전등을 꺼냈다. 언제나 손전등을 갖고 다니는 듯했다”고 밝혔다. 또 “도착하자마자 휴대전화를 압수당했다. 알람 기능이 있는 휴대전화를 뺏겼으니 내일 아침부터 어떻게 일어날지 고민”이라고 올렸다.

과거 캄보디아 독재자 폴 포트를 인터뷰했던 유명 언론인 네이트 세이어는 “아마추어 저널리스트 소피의 블로그는 취재의 깊이와 묘사, 북한관리 발언 인용 등에서 (단독 취재한) AP통신에 ‘KO’ 펀치를 날렸다”고 평가했다. 뉴욕 데일리뉴스는 “왜 소피가 아버지를 따라 갔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중에 보니 이번 방문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한 유일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北京) 출발부터 북한행 비행기 탑승, 김일성종합대 전자도서관 방문 등 수십 장의 사진과 함께 일정을 올린 소피는 “전자도서관을 방문했을 때 좌석에 앉은 남성 90여 명이 아무도 쳐다보지 않고 컴퓨터 스크린에 시선을 고정한 유리인형 같아 무서웠다. 마치 무대 세트 같았다”고 묘사했다.

그는 북한 방문 소감을 이렇게 요약했다. “첫째 북한에 갈 수 있으면 가봐라. 아주 이상한 나라다. 둘째 겨울엔 가지 마라. 너무 춥다. 셋째 방문 전 북한에 대해 들었던 얘기와는 너무 다르다.” 그만큼 소피에겐 이번 방북이 충격적인 경험인 듯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AP#구글회장#방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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