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반집승’ 이세돌 삼성화재배 입 맞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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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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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전적 2대1로 中 구리 꺾어… 한국기사 첫 대회 4번째 우승

이세돌 9단(29·사진)은 2012 삼성화재배 결승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직 나의 시대는 오지 않았고, 구리(古力) 9단을 이기면 진정으로 나의 시대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겠다는 뜻을 담은 발언이었다. 그 말대로 됐다.

이 9단이 13일 중국 상하이(上海)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열린 이 대회 결승 3번기 3국에서 구리를 상대로 270수 만에 흑 반집승을 거둬 종합전적 2-1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이 3억 원, 준우승이 1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2억 원 차의 반집승인 셈이다.

돌을 가린 결과 구리가 백을 잡았다. 구리의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흘렀다. 1, 2국에서 백을 쥔 기사가 모두 승리했기 때문. 초반 흑을 쥔 이세돌은 1, 2국과는 달리 두텁게 반면을 운영했다. 실리에서도 앞섰다. 그러나 중반에 실리를 너무 탐하는 바람에 집이 엷어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때부터 중국 검토진의 목소리가 커지고 간간이 웃음소리도 나왔다.

한국 검토진 사이에서도 덤을 내기가 어렵다는 소리가 나오기도 했으나 이 9단이 정교한 끝내기 수순으로 막판 역전에 성공했다.

이세돌은 “우승한 것보다 구리와 둔 게 기뻤고 그와 다시 이런 자리에서 만나고 싶다”며 “초읽기 와중에도 냉정함을 잃지 않은 게 승리의 원동력이었으며 세계대회에서 20차례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까지 세계대회에서 16차례 우승했다. 또 그는 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4차례(9, 12, 13, 17회) 우승하는 기록을 세웠다. 지금까지는 이창호 9단의 3차례 우승이 최고였다.

상하이=윤양섭 전문기자 lailai@donga.com
#이세돌#삼성화재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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