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두 젊은 골퍼, Q스쿨을 뒤집어 놓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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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환 1위 - 김시우 최연소로 ‘지옥의 레이스’ 통과… PGA 투어 진출

‘탱크’ 최경주(42·SK텔레콤)는 1999년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퀄리파잉(Q)스쿨을 통과해 2000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진출했다. 그 과정은 멀고 험했다. 9월 예비 대회를 거친 뒤 1, 2차 예선, 그리고 108개 홀을 도는 최종전까지 통과해야 했다. 2000년 부진으로 투어카드(출전권)를 잃고 그해 다시 Q스쿨을 치러야 했던 최경주는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지옥”이라고 회상했다.

‘지옥의 레이스’로 불리는 PGA 투어 Q스쿨에서 한국 선수들이 ‘대형 사고’를 쳤다. 이동환(25·CJ오쇼핑)은 아시아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단독 1위를 차지했고, 고교생 김시우(17·신성고)는 역대 최연소로 Q스쿨을 통과했다.

올해 Q스쿨은 PGA 투어에 직행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현행 Q스쿨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내년부터는 새로운 방식이 도입된다. 정규 투어 하위권 선수(상금랭킹 126∼200위)와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의 상위권 선수(1∼75위)가 ‘파이널’이라고 불리는 4개 대회를 치러 상위 50명만 투어카드를 받는다. 내년부터 PGA 투어에 진출하려면 큰 수입을 기대할 수 없는 2부 투어를 1년간 꼬박 뛰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동환과 김시우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동환은 4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라킨타의 PGA 웨스트 골프장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6일째 6라운드 경기에서 5언더파 67타를 쳐 최종합계 25언더파 407타로 공동 2위 선수들을 1타 차로 제쳤다. 마지막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이뤄낸 짜릿한 수석 합격이었다. 한국은 물론이고 아시아 선수가 PGA Q스쿨에서 단독 1위를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992년 구라모토 마사히로(일본)는 공동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올해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활약한 이동환은 2006년 JGTO 신인왕으로 일본 투어 통산 2승을 올렸다. 그는 “내년 1월 소니오픈부터 출전할 생각이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현재 285야드 안팎인데 이를 더 늘리고 싶다. 상금 랭킹 125위 안에 들어 다음 시즌에도 출전권을 확보하는 게 목표지만 기회가 된다면 우승이나 신인왕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우가 4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라킨타의 PGA 웨스트 골프장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열린 Q스쿨 6일째 6라운드 경기에서 아이언 샷을 날리고 있다. 세마스포츠 제공
김시우가 4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라킨타의 PGA 웨스트 골프장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열린 Q스쿨 6일째 6라운드 경기에서 아이언 샷을 날리고 있다. 세마스포츠 제공
김시우는 역대 최연소 통과 기록을 세웠다. 그는 최종합계 18언더파 414타로 공동 20위를 기록해 17세 5개월 6일에 Q스쿨을 통과했다. 2001년 타이 트라이언(미국)이 세운 17세 6개월 1일을 한 달 가까이 앞당겼다. 김시우는 만 18세 이전에는 PGA 투어 회원이 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만 18세가 되는 내년 6월 28일 이전에는 투어 활동에 제약을 받는다. 그는 “비거리와 퍼트 능력을 보완해 내년 PGA 투어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재미교포 리처드 리(24)와 박진(33)은 각각 공동 4위, 공동 7위로 출전권을 따냈다.

이로써 내년 PGA 투어에는 최경주, 양용은, 위창수, 노승열, 배상문, 이동환, 김시우, 존 허, 나상욱, 리처드 리, 박진 등 11명의 한국(계) 선수가 활약하게 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Q스쿨#이동환#김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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