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에 멈춘 지 62년… 철원 철마는 다시 달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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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원선 신탄리역∼백마고지역… 5.6km 연장공사 5년 만에 개통
무궁화호 하루 18회 운행

‘철도중단점 철마는 달리고 싶다.’

경기 연천군 신탄리역 철로가 끝나는 지점에 세워져 있던 표지판이다. 1914년 8월 개통된 용산∼함남 원산 경원선(223.7km)이 6·25전쟁 이후 단절되면서 신탄리역은 종착역이 됐다. 강원 철원과 북한 지역인 평강, 원산까지 달리던 열차는 신탄리역을 벗어날 수 없었다.

하지만 신탄리역은 이제 더이상 철도중단점이 아니다. 철마는 신탄리역을 지나 북쪽으로 더 달릴 수 있게 됐다. 비록 경원선 모든 구간이 아닌 강원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 백마고지역까지지만 남북 철도 연결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철도 연장의 의미는 충분하다.

20일 신탄리역∼백마고지역 5.6km 구간의 철도가 개통돼 열차 운행이 시작됐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477억 원을 들여 2007년 12월 착공한 지 5년 만이다. 당초 민간인출입통제선 안에 있는 철원역까지 복원하려고 했지만 1km가량 못 미친 지점에 백마고지역을 신설해 공사를 끝냈다.

이 구간 철도 개통으로 그동안 경기 동두천에서 신탄리까지 운행되던 3량의 무궁화호 열차가 백마고지역까지 연장 운행된다. 하루 왕복 18회 운행되고 요금은 1000원. 백마고지역에서 신탄리까지의 운행 시간은 8분, 동두천까지는 54분이 걸린다.

철원군은 62년 만의 열차 운행으로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돼 지역 발전의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열차를 이용해 동두천이나 소요산역에서 전철로 갈아타고 서울 도심까지 편리하게 진입할 수 있다. 또 안보 관광, 철새도래지, 한탄강 래프팅 등으로 수도권 관광객을 대거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날 오후 2시 열린 개통식에는 백마고지역이 있는 철원읍 대마리와 인접 주민들이 참석해 큰 기대감을 표시했다. 주민들은 개통식을 마친 뒤 열차 시승행사에도 참여했다. 이근용 대마1리 이장(56)은 “철원 주민들이 염원하던 열차 운행이 드디어 이뤄져 감개무량하다”며 “관광 활성화 등 지역 경기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철원 철마#무궁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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