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전 美 원조 받아 세운 KIST, 베트남에 ‘V-KIST’ 설립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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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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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ST-베트남 협력 협약

문길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왼쪽)과 응우옌붃 베트남 과학기술부 장관이 29일 서울 중구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베트남과학기술연구소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뒤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KIST 제공
문길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왼쪽)과 응우옌붃 베트남 과학기술부 장관이 29일 서울 중구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베트남과학기술연구소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뒤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KIST 제공
한국의 첫 종합연구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모방한 ‘베트남 KIST’가 만들어진다. KIST와 베트남 과학기술부는 29일 서울 중구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KIST를 모델로 하는 베트남과학기술연구소(가칭 V-KIST)를 설립하는 데 상호협력한다는 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3월에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가 KIST를 방문한 것을 계기로 이뤄졌다. 당시 응우옌떤중 총리는 KIST가 한국의 경제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에 큰 감명을 받고 V-KIST 설립을 도와 달라고 한국 측에 요청했다.

산업 발전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과학기술을 개발한다는 목표로 1966년에 설립된 KIST는 지금의 해양과학기술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의 산실이기도 하다. 해외 선진국 기술을 국산화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했지만 이후 독자적인 원천 기술 개발에 앞장서면서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소로 올라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과학기술을 통해 국가를 발전시키는 성장모델을 추진하고 있는 베트남 정부로서는 KIST 도입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이번 V-KIST 설립과정은 KIST가 미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설립된 것과 흡사하다. 문길주 KIST 원장은 “이번에 KIST가 베트남과학기술연구소의 설립을 지원하는 것은 50여 년 전 우리가 받았던 도움을 이제 다른 나라에 돌려준다는 의미”라며 “V-KIST는 국제 과학기술 공적개발원조(ODA)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MOU를 위해 한국을 찾은 응우옌꽌 베트남 과학기술부 장관은 “KIST에서 배출된 과학기술 리더들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도 이런 모델을 따라 연구기관을 유치하기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KIST는 베트남 과기부와 실무팀을 구성해 설립 타당성을 조사하고 있으며 이 조사가 끝나면 설립을 위한 컨설팅 제공, 연구 협력 및 연구장비 지원, 연구인력 교류를 위한 연수 등이 잇따라 진행될 예정이다.

김윤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ymkim@donga.com
#KIST#과학#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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