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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람속으로

예수의 아내 언급한 고대 파피루스 문서 발견

입력 2012-09-20 03:00업데이트 2016-01-1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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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가 그들에게 말씀하시길 내 아내가…” 예수가 직접 아내의 존재를 언급한 고대 문서가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신학부 캐런 킹 교수는 18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10회 국제콥트학회에서 ‘예수 아내의 복음서’라고 명명한 4세기경 파피루스(이집트 파피루스 풀줄기의 섬유로 만든 종이) 문서 조각을 공개하고 관련 학술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이 문서가 서기 150년경 만들어진 원문의 필사본으로 추정된다”며 “예수가 자신의 아내를 지칭한 현존하는 유일한 고대 문서”라고 밝혔다. 킹 교수는 콥트어와 초기 기독교 분야 전문가다.

17세기 프랑스 화가 외스타슈 르 쉬외르(1616∼1655)가 그린 유화 작품 ‘막달라 마리아에게 나타난 예수’. 이 작품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프랑스국립박물관연합
가로 8cm, 세로 4cm 크기의 파피루스 조각 앞면에는 이집트 남부지방에서 주로 쓰이던 콥트어의 방언인 사이딕어로 예수와 제자들의 대화로 추정되는 여덟 개의 문장이 적혀 있다. 뒷면에는 ‘나의 어머니’ ‘3’이란 말 외에 다른 글자는 해독이 되지 않고 있다.

앞면 문장 중 넷째 문장이 바로 ‘예수가 그들(제자)에게 말씀하시길 내 아내가…’란 구절이다. 그리고 다섯째 문장은 위의 ‘아내’를 지칭하는 듯 ‘그녀는 나의 제자가 될 수 있다’고 쓰여 있다.

예수에게 아내가 있었다는 설은 기독교에서 이단시되고 있으나 2003년 댄 브라운이 소설 ‘다빈치 코드’를 통해 공론화하면서 기독교계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파피루스 조각의 첫째 문장과 둘째 문장은 각각 ‘어머니가 나에게 생명을 주셨나니’ ‘제자들이 예수께 말씀드리기를’이다.

이어 킹 교수는 셋째 문장 ‘마리아는 그것을 받기에 족하니’를 예수의 말로 보면 마리아는 막달라 마리아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킹 교수는 “새로운 발견이 예수가 결혼했다는 사실을 역사적으로 증명하는 결정적인 증거는 되지 못한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다만 그는 원본이 서기 150년경 만들어진 것으로 미루어 예수 사후 150년 후부터 초기 기독교인들이 예수의 결혼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편 성서학자들은 이 문서가 예수의 인성(人性)을 부인해 초기 기독교시대부터 이단으로 낙인찍힌 영지주의(靈智主義·Gnosticism)자들이 만든 도마복음서 유다복음서 같은 외경과 내용 및 문서 형태 면에서 비슷하다고 비판했다.

국내 가톨릭과 개신교계도 ‘예수의 결혼설’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 한국 가톨릭의 공식 기구인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관계자는 “오래전 특정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만들어진 문서의 하나로 보인다”며 “문서의 진위와 관계없이 교회 차원에서 논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개신교계에서도 “예수와 관련한 여러 이설의 하나일 뿐”이라며 “일일이 대꾸할 가치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채널A 영상] 고대 문서 조각에 “나의 아내 마리아” 적혀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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