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작가 28명으로 구성된 ‘펜센터’ 국제 펜 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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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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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주민들 말못하는 외침, 세상에 알리겠다”

14일 국제 펜 총회장에서 ‘망명 북한작가 펜센터’의 회원 가입이 결정된 후 한자리에 모인 남북한 펜 회원들. 왼쪽부터 북한 펜 회원 김정금, 이사 도명학, 한국 펜 사무처장 김경식, 이사장 이길원, 북한 펜 이사장 장해성, 이사 이지명 림일 씨. 경주=황인찬 기자 hic@donga.com
14일 국제 펜 총회장에서 ‘망명 북한작가 펜센터’의 회원 가입이 결정된 후 한자리에 모인 남북한 펜 회원들. 왼쪽부터 북한 펜 회원 김정금, 이사 도명학, 한국 펜 사무처장 김경식, 이사장 이길원, 북한 펜 이사장 장해성, 이사 이지명 림일 씨. 경주=황인찬 기자 hic@donga.com
탈북 문인들로 구성된 ‘망명 북한작가 펜센터’가 국제 펜(PEN)에 가입했다. 표현의 자유와 작가의 인권을 강조하는 국제 펜 가입을 통해 탈북 작가들은 앞으로 북한 인권문제를 직접 세계에 알릴 수 있는 통로를 갖게 됐다.

국제 펜은 제78회 펜대회의 마지막 날인 14일 경북 경주 현대호텔에서 총회를 열고 ‘망명 북한작가 펜센터’ 가입안을 86개 참가국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한 발 앞서 가입이 통과된 레바논에 이어 북한센터는 국제 펜의 145번째 센터가 됐으며 이로써 국제 펜은 114개국 145개 센터를 갖추게 됐다. 북한센터는 이사장에 장해성, 사무국장 장진성, 이사 도명학 림일 이지명 등으로 실무진을 꾸렸으며 회원은 탈북 작가 28명이다.

회원국 만장일치로 국제 펜 가입이 통과됐지만 총회 전 탈북 문인들은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표결 사실이 외부에 알려진 만큼 표결 연기 결정이나 부결 등의 결과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행사장 주변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사복 경찰 10여 명이 배치되는 등 긴장감이 돌았다.

표결 현장에 참석하지 못하고 행사장 밖에서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던 탈북 작가들은 큰 박수소리가 들리자 “이제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가입안이 통과된 후에야 행사장으로 들어간 탈북 작가들을 각국 펜 회원들은 기립박수로 환영했다.

장해성 이사장은 단상에 올라 “감격스럽다. 북한에 3200여 명의 작가가 있는데 저희들은 선택된 사람들인 것 같다. 이 사실(펜 가입)이 북한 주민들에게도 알려졌으면 좋겠다. 북한 인권에 대해 열심히 알릴 것을 여러분들께 약속드린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탈북 작가들은 매년 열리는 총회뿐만 아니라 국제 펜이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 참석하게 된다. 특히 국제 펜 산하에 있는 평화작가위원회, 투옥작가위원회 등을 통해 북한의 인권 상황을 수시로 보고할 수 있다. 또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40여 개 펜 회원국이 운영하는 ‘망명 작가 보호 프로그램’에 따라 탈북 작가들도 이 나라들을 방문했을 때 안전 보호 등 여러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총회가 끝난 뒤 기자와 만난 장 이사장은 “(북한 가입에) 100% 찬성이 나왔다. 너무나도 감동적이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앞으로 할 일이 많다. 좋은 문학 작품을 많이 써 북한 실상을 알리겠다. 또한 탈북자 가운데 자신의 얘기를 글로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들의 집필 활동도 적극 돕겠다.”

이사를 맡은 탈북 소설가 림일은 “사명감을 갖고 펜에 가입했다. 앞으로 북한 주민들의 말 못한 외침을 대변하는 역사적 소임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경주 펜대회는 이날 총회와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으며, 다음 펜대회는 내년 9월 아이슬란드에서 열린다.

경주=황인찬 기자 hic@donga.com
#탈불 작가#펜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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