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한류 이어… 中 사로잡는 출판 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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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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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亞 최대 규모 베이징 국제도서전 개막… 한국 주빈국 참가

2012 베이징 국제도서전 한국 어린이책 부스를 둘러보고 있는 외국인들. 이번 도서
전에서도 요리 육아 재테크 미용 등 실용서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베이징=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2012 베이징 국제도서전 한국 어린이책 부스를 둘러보고 있는 외국인들. 이번 도서 전에서도 요리 육아 재테크 미용 등 실용서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베이징=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29일 중국 베이징 ‘중국국제전람중심’ 신관에서 5일 일정으로 개막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2012 베이징 국제도서전’은 실용서가 주도하는 ‘출판 한류’의 열기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재테크 건강 육아 미용을 다룬 실용서를 전시한 한국 출판사 부스들에 유독 발길이 잦았다.

30일 열리는 한중출판세미나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중국에서는 실용서를 포함한 한국 도서들이 해마다 1400종 넘게 번역 출간된다. 미국 영국 대만 일본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취업난에 시달리는 중국 청년들의 상황과 맞아떨어져 중국 출판 시장에서 5주간 베스트셀러 종합 선두를 지키기도 했다.

중국의 실용서 붐에 대해 출판계 인사들은 집값이 뛰고 가계 빚이 늘면서 노후가 불안해진 중국 독자들이 사정이 비슷한 한국의 재테크와 육아 관련 도서를 찾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일본 책보다 저작권료가 싸면서도 트렌드에 맞고 디자인과 콘텐츠가 좋은 것도 한국 책의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트렌디 드라마가 처세술이나 심리 위주의 중국 실용서적 시장의 판도를 건강과 미용 쪽으로 바꿔놓았다는 분석도 있다. 저작권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 이가희 중국저작권 담당자는 “몇 년 전만 해도 책 제목에 ‘심리’란 단어만 들어가면 무조건 비싸고 통 크게 계약하는 중국 출판업자가 많았는데, 요즘은 피부, 화장, 건강 관련 도서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젊은 여성 독자들을 겨냥해 미용서적을 출간하는 중국 양광수미 출판사의 장웨이 편집자(30)는 “‘시티헌터’(SBS) 같은 한국 인기 드라마를 본 중국 여성들이 한국에서 출간된 패션이나 미용 도서를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이날 도서전을 찾은 차이리리 씨(26·여)도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많은 중국인이 ‘잘 먹고 잘 사는’ 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중국 책보다 시각 자료가 풍성한 한국 책이 이해하기 쉽다”고 말했다.

올해로 19회째를 맞은 이번 도서전에는 75개국 2010여 곳의 출판사가 참가했다.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올해의 주빈국으로 초청된 한국은 ‘한글과 IT, 그리고 기록문화와의 만남’을 주제로 다양한 특별전을 마련했다. 황동규 황석영 이문열 은희경 성석제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13명이 도서전을 맞아 한국문학번역원이 주최하는 한중 작가 교류 행사에 참가해 중국 작가 8명과 문학적 교감을 나눈다.

중국이 한국 도서 저작권의 최대 수출국인 만큼 이번 도서전에 거는 한국 출판인들의 기대도 크다. 지난해 한국출판연구소와 주요 에이전시가 집계한 결과 2009∼2010년 출판저작권 수출 2904건 가운데 중국으로 수출한 건수가 1204건으로 41.4%를 차지했다. 출판사 관계자는 “다른 도서전의 경우 저작권 계약 10건 중 6∼7건이 수출이고, 나머지가 수입 계약인 데 비해 베이징 도서전에선 9건이 수출 계약”이라며 “올해 주빈국으로 참여해 규모가 커진 만큼 중국 시장을 잡기 위해 애쓸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한류#중국 한류#출판 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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