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별 품었잖아, 힘내”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씨 공부방 어린이들 찾아 직접 디자인한 셔츠 선물

장동건 고소영 김혜수 차승원 이병헌 등 톱스타들의 스타일링을 맡아온 정윤기 인트렌드 대표(41·사진)가 ‘여름 산타’로 변신했다.

정 대표는 2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청담씨네시티에서 초중고교생 13명을 만나 직접 디자인한 티셔츠와 운동화를 전달했다. 정 대표는 “아이들을 만나 보니 뿌듯하기도 하고, 지금까지 더 베풀지 못한 게 미안하기도 해 울컥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초대된 학생들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은천지역아동센터와 서울 송파구 마천동 아름다운꿈지역아동센터에 다닌다. 두 곳 다 CJ나눔재단이 소외계층 어린이와 청소년의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운영하는 ‘CJ도너스캠프’가 후원하고 있다.

정 대표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이 6월 진행한 명품백 경매 행사를 통해 얻은 수익금 3100만 원을 털어 ‘LOVE’란 글자와 별 문양이 새겨진 회색 티셔츠 777장을 제작했다. 샤넬, 지방시, 카르티에 등 15개 명품 브랜드의 화이트 핸드백을 정 대표가 리폼한 뒤 경매에 부쳤던 행사였다. 티셔츠는 CJ도너스캠프가 후원하는 공부방 어린이들에게 고루 전달할 예정이다.

그는 “꿈을 잃지 말고 반짝이는 존재가 되라는 의미에서 꼭 별 패턴을 넣고 싶었다”고 디자인 테마를 설명했다.

정 대표는 2010년 초 저소득층 학생들의 교복 마련 기금으로 1500만 원을 기부하면서 CJ도너스캠프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학생들에게 감사 편지를 받고 소식지를 통해 후원금이 값지게 쓰이는 현장을 접하면서 ‘재능 기부’ 형태로도 돕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

“부모의 부(富)가 자녀에게 대물림되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성공의 사다리’를 올라가는 게 쉽지 않은 현실이 안타까워요. 연예계는 재능만큼 평가받을 수 있는 곳인 것 같아 역경을 딛고 톱스타가 된 사례들을 많이 들려주려고 합니다.”

학생 중 상당수는 “패션업계에서 일하거나 연예인이 되는 게 꿈”이라며 정 대표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였다.

정 대표는 온정의 손길이 주로 겨울에 집중되는 점이 안타까워 여름에 기부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아직 자랑할 수준이 못 되는데 인터뷰까지 하게 돼 송구스럽다”며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