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스트라디바리’ 진창현 못 잊어… 6년 거주 日 나가노 주민들, 고인 기념비 세우고 추도 행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세계적인 바이올린 제작자로 ‘동양의 스트라디바리’로 불리다 일본에서 세상을 떠난 진창현 씨(1929∼2012)의 기념비가 일본 나가노(長野) 현에 세워졌다.

나가노 현 기소(木曾) 군 기소(木曾) 정은 21일 오후 신스이(親水) 공원에서 고인의 부인 이남이 씨와 신각수 주일 한국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기념비 제막식과 추도식을 열었다.

기소 정은 일본 내 현악기 생산지로 유명한 고장이다. 경북 김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14세 때 일본으로 건너가 1957년부터 이곳에 터를 잡고 바이올린을 만들었다. 1961년에는 도쿄(東京)로 활동 거점을 옮겼지만, 기소 정은 고인의 바이올린에 대한 열정을 기려 생전에 명예 주민증을 수여했다. 기소 정은 비석에 고인의 얼굴을 새겼고, 비석 옆에는 숨질 때까지 국적을 바꾸지 않은 고인의 뜻을 기려 무궁화를 심었다.

고인은 1984년 미국 바이올린제작자협회로부터 세계에서 5명뿐인 ‘마스터 메이커’ 칭호를 받았다. 그가 만든 바이올린은 ‘스트라디바리우스’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그의 삶은 일본에서 책과 만화, TV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1644∼1737)는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바이올린 제작자로 그가 만든 바이올린인 ‘스트라디바리우스’는 현존하는 현악기 중 최고봉으로 꼽힌다.

진 씨는 5월 13일 도쿄 도 조후(調布) 시 자택에서 대장암으로 숨졌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진창현#나가노#기념비#추도 행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