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세계 국가 주민-장애인 불편 없애주자” 서울 공대생들 ‘따뜻한 아이디어’ 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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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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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외된 이웃…’ 강의 발표회

13일 서울대 공대에서 열린 학기말 발표회에서 네팔 유학생 비나약 반다리 씨(오른쪽)가 전기 없는 케이블카 제품의 축소모델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대 공대 제공
13일 서울대 공대에서 열린 학기말 발표회에서 네팔 유학생 비나약 반다리 씨(오른쪽)가 전기 없는 케이블카 제품의 축소모델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대 공대 제공
고구려 시대 방을 따뜻하게 했던 쪽구들을 응용한 난방 기구, 자유낙하 원리를 이용한 전기 없는 케이블카….

공대생들의 아이디어가 제3세계 국가와 장애인 등 소외된 이웃을 돕는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했다. 모두 서울대 공대 대학원 1학기에 개설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제품개발’ 강의 과정에서 만들어진 제품이다.

13일 오후 서울대 공대에서 ‘소외된 사람…’ 강의의 학기말 발표회가 열렸다. 공대생들이 조를 짜서 적정기술(適正技術·appropriate technology) 제품이나 장애 관련 제품을 개발하는 수업이다. 적정기술은 비교적 단순하고 저렴한 소재와 기술을 이용해 제3세계 주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원 수업이지만 취지에 공감하는 학생이 많아 학부생도 매년 10명 이상 수강한다.

기계항공공학부 4학년 박지훈(26), 에너지자원공학과 4학년 김진솔, 건설환경공학부 4학년 김세진 씨(21)는 고구려식 쪽구들을 응용해 네팔 산간 지방 주민들을 위한 온돌장치를 만들었다. 고구려식 쪽구들은 방 전체에 온돌을 깔지 않고 일부에만 설치하는 형태로 설치하기가 쉽고 좁은 공간에 알맞다는 장점이 있다. 박 씨는 “올해 2월 서울대 네팔솔라봉사단 일원으로 네팔에 갔을 때 추운 겨울에 스토브를 방 안에 두느라 연기 때문에 고생하는 고산 지역 사람들을 보고 쪽구들을 고안했다”며 “쪽구들을 설치하면 환기와 난방을 함께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외된 사람…’ 강의는 영어로 진행된다. 수강생 30명 중 네팔 베트남 프랑스 등에서 온 유학생도 10여 명이나 된다.

기계항공공학부 대학원의 네팔 유학생 비나약 반다리 씨(32)와 베트남 유학생 팜민콴군 씨(26), 한국의 박성원 씨(38)는 자유낙하 원리를 이용한 전기 없는 케이블카를 고안했다. 동남아 산간 지역에서 다리가 놓여 있지 않은 강을 밧줄을 잡고 건너는 위험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제품이다.

이번 수업에서는 총 12개조가 한 제품씩을 시연했다. 수업을 지도하는 안성훈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일부 제품에 대해 특허를 출원하고 쪽구들 제품은 올해 8월 제주에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할 계획”이라며 “공학기술로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을 학생들이 깨닫고 보람을 느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제3세계#장애인#서울 공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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