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댕기동자 박사됐네… 高大 한재훈 씨 철학박사 학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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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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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보다 그 안의 생각이 중요”

“오늘날 교육은 기능을 발달시키는 데만 치중돼 있습니다. 자신을 먼저 닦고 사람을 널리 편안하게 한다는 ‘수기안인(修己安人)’을 실천한 퇴계의 자세가 시사하는 바 적지 않습니다.”

1998년 고려대 철학과에 입학했던 ‘지리산 댕기 동자’ 한재훈 씨(41·사진)가 24일 고려대 학위 수여식에서 박사학위를 받는다. 그는 전남 구례서당, 남원서당 등지에서 한학을 하다 1993년 상경한 뒤 2년여 만에 중, 고, 대입 검정고시를 각각 차석, 수석, 차석으로 합격해 화제를 모았다. 그의 박사학위 논문 제목은 ‘퇴계 예학(禮學)사상 연구’. 석사학위도 퇴계의 심성론(心性論) 연구로 받았다.

한 씨는 1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배움의 방향은 자기를 향해야 한다는 것이 퇴계가 보여준 모습”이라고 말했다. ‘댕기 동자’로 알려진 그는 인터넷 사용에도 익숙하지만 트위터나 페이스북에는 회의적이었다. 그는 “사회적 사안에 대해 정제되지 않은 순간의 감정을 올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했다.

한 씨는 지난해 11월 컴퓨터그래픽학원 강사인 신부와 결혼했다. 여전히 상투 튼 머리에 두루마기 차림을 고집하는 그는 “외관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의복에는 그 안에 추구하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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