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신희섭 소장, 뇌 전기자극으로 공포기억 제거 방법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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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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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후 스트레스’ 치료 기대

미국 9·11테러 이후 미국에서는 극도의 불안과 공포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환자들이 증가했다. 국내에서도 2010년 천안함 폭침, 지난해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유족과 생존자들을 중심으로 PTSD 환자가 늘었다. PTSD는 전쟁, 테러, 교통사고, 성폭력 등 생명의 위협을 받는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후에 그 기억을 계속 회상함으로써 공포감을 느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어렵게 하는 정신질환이다.

국내 연구진이 공포기억이 소멸되는 메커니즘을 밝혀내고 뇌 전기자극으로 이런 기억을 소멸시킬 방법을 발견했다. PTSD와 불안장애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의 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신희섭 소장(사진)은 작은 전극을 뇌의 시상(視床) 부위에 삽입해 약한 전류를 흘림으로써 공포기억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25일 밝혔다.

연구진은 신경세포의 전기신호 중 하나인 ‘단발성 발화’가 공포기억을 지우는 것을 촉진하고, 단발성 발화를 일으키는 데는 ‘PLCβ4’란 유전자가 중요 역할을 한다고 확인했다. 이 때문에 뇌 시상 신경세포에 칩을 심어 약한 전기신호를 보내거나 PLCβ4를 활성화할 수 있는 약물을 주입하면 단발성 발화가 증가돼 관련 기억을 지울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권위지인 ‘네이처 뉴로 사이언스’ 온라인판 25일자에 실렸다.

유용하 동아사이언스 기자 edmo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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