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때 부인이 종군 간호사로 참전했던 스웨덴의 노부부가 KAIST에 거액의 기부금을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19일 KAIST에 따르면 스웨덴 루네 요나손(85), 셰르스틴 요나손 씨(88·여·사진) 부부는 올 6월 말 스웨덴 왕립공대(KTH)에 7000만 크로나(약 118억 원)를 내놓으면서 기부금 일부를 한국 대학과 장학생 교류 사업에 사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KTH 역사상 단일 기부액으로는 이들 부부가 내놓은 돈이 최고인 것으로 알려졌다.
KTH 군나르 솔레니우스 전 수석부총장은 서남표 KAIST 총장의 자문위원을 지내온 데다 2004년부터 두 대학이 교류해 온 점을 감안해 이들 부부의 기부금 일부를 KAIST 장학생 초청사업에 쓰기로 했다. KTH가 KAIST에 지원할 장학금은 1500만 크로나(약 25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KTH는 웁살라대와 함께 스웨덴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대학으로 그동안 에릭손 등 민간기업이 필요로 하는 연구 인력과 벤처기업인을 배출하는 산실 역할을 해왔다.
요나손 씨 부부의 기부금이 KAIST에 전달되게 된 것은 요나손 여사와 한국의 인연 때문이다. 요나손 여사는 28세 때인 1951년 6개월간 종군 간호사로 6·25전쟁에 참전해 부산에 있는 스웨덴 야전병원에서 부상자와 환자를 돌보았다. 이후 60년이 지나도록 한국 정부에서 매년 감사의 뜻을 전달한 데 감동받아 남편과 함께 KTH에 거액을 기부하면서 “한국 대학과 교류하는 데 써 달라”고 당부했다. 요나손 여사의 남편 루네 요나손 씨는 KTH 출신 흉부외과 의사로 주식투자 등으로 많은 재산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KAIST는 이 기부금으로 매년 10∼12명의 석사과정 학생을 선발해 KTH를 비롯한 스웨덴 과학기술 연구기관 및 단체 등에 파견할 예정이다.
KAIST 유창동 글로벌협력본부장은 19일 KTH를 방문해 요나손 씨 부부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서 총장은 “한국과 스웨덴이 과학기술 분야에서 협력이 확대되는 시점에서 이번 요나손 여사의 기부금은 실질적인 교류 협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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