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 아홉분이 해군 장군… 독도 수호는 숙명이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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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단희 신임 울릉경비대장, 노량해전 유형 장군 후손
독도경비대장 4명 임명… 2개월마다 번갈아 경비

“집안 대대로 나라를 지키는 일을 천직으로 삼아왔습니다. 그런 피를 이어받아서인지 군인이 아닌 경찰이지만 국토수호 의무를 느껴 독도로 가고자 합니다.”

3일 독도경비대를 총괄하는 울릉경비대 대장으로 임용된 서울 혜화경찰서 유단희 경정(54)은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지금까지 울릉경비대장은 경감급이 맡아왔으나 경찰은 독도수호 의지와 역량을 강화하는 의미에서 경정급을 임용하기로 해 유 경정이 최초의 경정급 울릉경비대장이 됐다. 독도경비대장도 경위급에서 경감급으로 한 단계 올렸다.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는 일본 자민당 의원의 입국 강행과 일본 정부의 방위백서 발표로 한일 관계가 냉랭해진 가운데 이날 경찰청에서 울릉경비대장과 독도경비대장 4명에 대한 임용식이 열렸다. 유 경정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 휘하에서 부사령관으로 노량해전을 지휘한 유형 장군의 직계 후손이다. 조선시대 유 장군을 비롯해 해군 장군을 9명이나 배출한 전통적인 무인 집안 출신인 유 경정은 “충남 공주시와 경기 고양시에 있는 유형 장군의 사당과 묘에 지금도 1년에 두 번씩 꼭 찾는다”며 “조상을 뵐 때마다 외세에 맞서 국토를 지킨 정신을 되새긴다”고 말했다.

유 경정은 “처음에 독도를 지키러 가겠다고 했을 땐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한다는 점 때문에 아내의 반대가 심했다”며 “하지만 독도를 지켜야 한다는 저의 숙명에 대해 계속 설명하자 이제는 함께 울릉도에 가서 뒷바라지를 하겠다고 한다”며 웃어보였다.

울릉경비대장은 평소엔 울릉도에 상주하다 한 달에 두 번 정도 독도를 방문해 대원을 격려하고 상황을 점검한다. 유 경정은 “지금까지 독도 경비는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이뤄져왔다”며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외부에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기본적인 경비업무뿐만 아니라 독도를 찾는 사람들에게 독도의 이모저모를 잘 알려서 국제사회와 여론의 지지를 얻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유 경정은 1980년부터 순경으로 경찰생활을 시작해 25년을 정보계통에서 일했다. 정부중앙청사 전경대장을 맡기도 했다. 유 경정과 함께 일할 독도경비대장으로는 경북 울릉경비대 김병헌 이승수 경감과 전남경찰청 보안과 나홍규 경감, 경남 진주경찰서 윤장수 경감 등 4명이 임명됐다. 이들은 평소엔 해상 경비업무를 맡다 2개월마다 돌아가며 독도 경비를 맡을 계획이다. 특히 김 경감과 이 경감은 그동안 불편한 생활을 감수하면서 각각 독도경비대장과 울릉경비대장으로 일해 오다 이번에 다시 연장근무를 신청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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