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뽑은 국민 영웅께 훈장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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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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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의 슈바이처’ 이태석 신부… 평생 모은 1억 기부 위안부 할머니…

홀로 살며 평생 어렵게 모은 1억 원을 학생을 위해 선뜻 내놓은 87세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황금자 할머니. 아프리카 수단에서 한센병 환자를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다 정작 자신은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고 이태석 신부. 양손을 잃은 장애를 극복하고 이웃을 돕는 소금장수 등 24명의 의인(義人)이 국민이 직접 뽑은 훈장 수상자로 선정됐다. 행정안전부는 28일 국민이 직접 추천하고 선정한 국민추천포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이날 정부는 국민훈장 수상자 7명, 국민포장 9명을 뽑아 국무회의에서 의결하고 대통령표창 5명, 국무총리표창 3명을 선정했다. 수상자는 국민을 대상으로 3월부터 한 달간 인터넷과 우편, 방문접수 등으로 총 361건을 추천받아 외부 전문가와 일반 국민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통해 선발됐다.

수상자 가운데 유일하게 국민훈장 무궁화장(1등급)을 받은 ‘수단의 슈바이처’ 이 신부는 고인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고인의 헌신적인 삶을 통해 한국인의 봉사정신을 널리 알린 계기가 됐다는 것. 또 13세 때 일본군에 끌려가 혹독한 고초를 겪고 광복 후 홀몸으로 어렵게 산 황 할머니는 두 달 전 노환으로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 치료 중이어서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황 할머니는 자식이 없어 홀로 영구임대아파트에 살며 폐지를 수집하고 난방비와 식사비를 아껴 1억 원을 강서구 장학회에 기부했다. 강서구는 황 할머니의 정신을 이어 구청 로비에 부조를 세우고 ‘1인 1계좌 갖기 장학금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황 할머니를 어머니처럼 모셔온 김정환 강서구 주민생활지원과 자원봉사팀장은 “황 할머니는 기부를 받아야 할 처지였음에도 남을 도울 줄 알았던 분”이라며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하셨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수상자 24명의 명단은 행안부 홈페이지(www.mopas.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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