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환경미화원 노귀남씨에 동탑산업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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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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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을 묵묵히 쓸고 닦고 밤샘 일
“힘드냐고요? 일이 있어 행복하죠”

“한 번도 힘들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했습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10년 동안 환경미화원으로 일해 온 노귀남 씨(62·여)가 22일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한 공적을 인정받아 동탑산업훈장 서훈자로 결정됐다. 정부가 현장근로자에게 훈·포장을 수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여 년 전부터 반도체회사에서 청소 일을 해왔던 노 씨는 2001년 3월 인천공항 개항과 함께 용역회사 소속으로 공항 환경미화원이 됐다. 24시간 운영되는 공항 특성상 새벽에도 끊임없이 청소를 해야 하는 쉽지 않은 업무였다.

노 씨는 인천공항 교통센터 야간 왁스조원이다. 주 업무는 바닥 왁스칠이지만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닦기, 무빙워크 이물질 제거, 화장실과 복도 청소 등도 노 씨 몫이었다. 100만 원 남짓한 월급에 일주일에 하루밖에 쉴 수 없는 강도 높은 작업이지만 노 씨는 10년 동안 매일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 묵묵히 일했다.

쉽지 않은 삶 속에서도 노 씨는 지갑을 잃어버린 공항 이용객에게 귀가할 수 있도록 차비를 주면서 정류장까지 안내를 하고, 교통센터 지하1층 주차장에서 발견한 현금이 들어있는 가방을 택배로 주인에게 보내주는 등 선행을 이어갔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노 씨는 10여 차례에 걸쳐 각종 유실물을 주인에게 돌려주는 등 항상 세심한 배려와 친절한 행동으로 인천공항의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노 씨는 수상 소식을 전해 듣고 그동안의 고생이 떠올라 눈물을 왈칵 쏟았다고 했다. 하지만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는 환한 목소리로 “건강이 닿는 한 앞으로도 최소 10년 정도는 이 자리에서 계속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노 씨를 비롯해 세계공항서비스평가에서 6년 연속 1위를 달성한 인천공항 관계자 12명에 대해 정부포상을 하기로 의결했다. 환경미화원인 신수정 씨(41·여)는 철탑산업훈장을 받는다. 환경미화원 엄애자 씨(54·여)와 자원봉사자 김문회 씨(64)는 대통령 표창 수상자로 각각 선정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올해는 상위직 중심으로 선정됐던 예년과 달리 환경미화원 자원봉사자 세관통관 요원 등 일선 현장에서 묵묵히 일해 온 실무자 위주로 훈포장 서훈자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시상식은 인천공항 개항 10주년 기념일인 29일 인천공항 잔디광장에서 열린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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