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101번째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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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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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75·사진)의 101번째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17일 개봉)를 많은 사람이 관람하자는 ‘달빛 길어올리기 보기 운동’이 기업과 불교계, 영화 촬영지인 전북 전주시 등에서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영화의 표 5000장,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000장, 미래저축은행은 500장을 예매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변호사와 직원들은 23일 오후 8시 코엑스 메가박스 영화관 9관(300석) 전체를 대여해 단체관람하기로 했다. LG그룹, 삼성증권, 도서출판 김영사 등도 단체 관람을 추진하기로 했다. 자체 극장을 갖고 있는 포항제철은 제작사와 협의해 필름을 입수하는 대로 서울 포항 광양 등에서 직원과 가족을 위한 단체상영을 검토하고 있다. 웅진홀딩스와 외환은행은 단체 예매를 검토 중이다.

영화 촬영지이자 제작을 지원했던 전주시는 시민들을 상대로 ‘달빛 길어올리기 2번 보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영화 제작진은 지난해 초부터 전주에서 4개월 이상 머물면서 한옥마을 등 명소를 영상에 담아냈다. 경기 부천시 석왕사, 경남 양산시 통도사, 서울 구룡사 등도 단체관람에 나서기로 했다.

전주를 무대로 전통 한지 제작을 다룬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에
출연한 박중훈 예지원 강수연 씨(왼쪽부터). 올댓시네마 제공
전주를 무대로 전통 한지 제작을 다룬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에 출연한 박중훈 예지원 강수연 씨(왼쪽부터). 올댓시네마 제공
17일 개봉한 ‘달빛…’은 시청 한지과 7급 공무원(박중훈)과 그의 아내(예지원), 다큐멘터리 감독(강수연)이 임진왜란 때 불타버린 조선왕조실록 중 유일하게 남은 전주사고 보관본을 100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전통 한지로 복원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한국 영화계의 거장이 전통문화의 복원과 계승이라는 메시지를 영화화한 데다 75세의 나이에도 ‘천년학’에 이어 4년 만에 신작을 내놓으며 왕성한 창작 의욕을 보여준 점이 영화 보기 운동으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은 문화를 통해 기업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메세나 활동에 관심이 많다”며 직원들이 좋은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영화표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미래저축은행 관계자는 “전통 한지 복원 과정을 담은 이 영화를 통해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길 기대해 단체 예매를 했다”고 밝혔다.

임 감독은 “기업체 등에서 단체관람을 한다니 고마울 따름이며 (이 영화가)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알리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행복하다”고 말했다.

임 감독의 1993년 영화 ‘서편제’의 경우 초기에는 흥행이 호조를 보이지 않았지만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관람한 이후 입소문이 나면서 한국 영화로는 최초로 서울 관객 100만 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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