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손잡기’, 범죄피해 남매 마음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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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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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잃은 민경-민수 남매에… 법무부 봉사단나서 멘터 역할
“지속적 관심만이 충격 덜어줘”

“민경이 남매에게 설 선물이 생겨 뿌듯합니다.”

지난해 2월부터 최민경(가명·21·여) 씨와 동생 민수(가명·14) 군의 ‘멘터’ 역할을 해온 법무부 ‘사랑의 손잡기’ 봉사단원들은 5일 “이달 말 대학졸업 예정인 민경이가 무역회사에 취직했다”며 뿌듯해했다.

민경 씨 남매는 어머니가 2009년 8월 살해된 ‘범죄피해자 가정’. 이때부터 민경 씨는 어린 나이에도 중학생인 동생의 뒷바라지를 맡았다. 아버지는 살아있지만 연락이 안 되는 처지.

범죄피해자 가정을 상대로 봉사활동을 해온 법무부 ‘사랑의 손잡기’ 봉사단원들은 생계가 막막한 남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지난해 초부터 ‘멘터’로서 이들 남매를 도와왔다. 물질적 도움도 필요했지만 엄마를 잃은 충격에 휩싸인 남매에게는 무엇보다 정신적인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봉사단원들은 서로 돌아가며 매달 한 번씩 남매를 만나 식사를 하고 영화나 공연 등도 같이 봤다.

또 단원들은 취업을 앞둔 민경 씨에게는 사회생활의 노하우와 면접 방법 등을 알려주며 취업 준비도 도왔다.

이 같은 노력이 아이들에게도 전해졌는지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는 민수 군이 먼저 “고기가 먹고 싶다”고 말해 함께 고기를 구워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단원들은 전했다. 단원들은 “멘터 역할을 단기간으로 끝내지 않고 민수가 대학을 졸업하고 자리를 잡을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며 “사랑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말처럼 아이들이 자라서 또 다른 이웃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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