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만4000개… 행복을 주는 도시락

  • 동아일보

결식아동에 따뜻한 끼니 제공, 기업-지자체 합작 사회적기업

저소득층에게 따듯한 도시락과 일자리를 제공하는 ‘행복도시락’이 출범 5주년을 맞았다. 2009년 10월 29번째로 문을 연 청주점의 직원들이 밝게 웃고 있다. 사진 제공 SK그룹
저소득층에게 따듯한 도시락과 일자리를 제공하는 ‘행복도시락’이 출범 5주년을 맞았다. 2009년 10월 29번째로 문을 연 청주점의 직원들이 밝게 웃고 있다. 사진 제공 SK그룹
‘매일 1만4000명에게 행복을 전하는 도시락을 아시나요?’

2006년 1월 9일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사무실에서 11명이 시작한 ‘행복을 나누는 도시락 사업(행복도시락)’이 5주년을 맞았다. 행복도시락은 저소득층에게 따듯한 끼니를 제공하기 위해 SK그룹이 운영비를 부담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예산과 장소를 지원하며, 저소득층이 직접 일하는 사회적 기업. 결식아동이나 홀몸노인 등에게 전문 영양사가 관리해 만든 도시락을 하루에 하나씩 전해준다.

1호점인 신당동의 ‘중구점’이 첫발을 디딜 당시 도시락을 받은 이는 하루에 78명이었다. 주로 방학만 되면 급식이 끊겨 밥을 먹을 길이 없는 결식아동들이었다. 행복도시락의 취지가 호응을 얻으면서 지점은 전국 각지로 퍼져 5년 만에 29개로 늘었다. 도시락을 받는 이는 이제 하루 평균 1만4000명에 이른다. 29개 지점의 도시락 제공 목표는 당초 하루 1만 개였지만 도움이 절실한 이가 너무 많아서 현재 1만4000개를 공급하고 있다. 5년 내내 행복도시락의 도움을 받아온 이도 적지 않다. SK가 행복도시락에 지원한 돈은 100억 원이 넘는다. 그룹의 사회공헌 담당 재단인 행복나눔재단을 통해 경영 기법도 전수하고 있다.

행복도시락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에게 일자리까지 제공하고 있다. 지점당 10∼20명, 총 470명이 행복도시락을 만들고 배달하면서 정기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다.

행복도시락은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에 따라 엄격하게 관리돼 5년 동안 위생 사고가 한 번도 없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단체 도시락을 주문하는 관공서나 기업체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지점은 명절에 추가로 특판 상품을 만들어 팔아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사회적 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한 필수 조건인 이윤 창출의 측면에서도 성공적인 길을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행복도시락 관계자는 “각 지점이 경쟁력과 자립도를 높이면서 점점 더 많은 저소득층에게 도시락과 일자리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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