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도 불편 없는 ‘만인의 도서관’ 짓는게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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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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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대 문헌정보과 졸업예정
뇌병변 2급 장애 김대훈 씨

명지대 문헌정보학과 김대훈 씨(24·사진)는 2월 대학을 졸업해 꿈에 그리던 문헌정보학과 대학원에 진학한다. 뇌 이상으로 다리 등 신체 곳곳이 마비돼 뇌병변을 앓고 있는 그의 오랜 꿈은 ‘만인의 도서관’을 짓는 일. “도서관을 차별이 없는 정보 제공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요.” 보행에 불편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보조기구(워커)에 의지하지 않으면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는 2일 인터뷰를 하는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조산으로 어머니 배 속에 있던 기간보다 더 긴 6개월 동안을 인큐베이터에서 지내야 했던 김 씨는 걷는 것은 고사하고 앉고 서는 일조차 자유롭지 않은 뇌병변 2급 장애를 앓게 됐다. 하지만 김 씨와 그의 부모는 장애학생들을 위한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를 고집했고, 초중고교 일반 과정을 남들과 똑같이 졸업했다.

졸업 후 ‘장애우를 위한 특별전형’에 지원했지만 그곳에서 다시 ‘사회적 장애’에 맞닥뜨렸다. 면접관들은 “보조기구 없이 걸을 수 있느냐” “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설치할 필요가 있느냐” 등 ‘특이성’에 관한 질문만 던졌다. 김 씨는 “내가 왜 이 학과에 지원했고 어떤 꿈을 갖고 있는지는 논외였다”며 회고했다. 그가 지원한 10개 대학 가운데 명지대를 선택한 이유는 그의 ‘꿈’에 대해 질문했기 때문이다.

대학생활을 하면서도 김 씨는 한 번도 자신을 특이한 존재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김 씨는 대학원에 진학하면 도서관경영론을 본격적으로 공부해볼 생각이다. 그는 “다양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비장애인과 함께 어우러져 불편 없이 책을 보는 공간을 만들면 장애인·비장애인이 소통하는 기회도 될 것”이라며 “서로 다른 ‘특징’을 지닌 장애인들에게 공평한 조건과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새해 소망을 밝혔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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