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지원사업 전액 복권기금서 충당”

  • 동아일보

복권판매액 42% 공익 적립, 소외계층 위한 사업에 사용

복권기금은 결혼 이주 여성을 돕는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어 방문교육 교
사 김정애 씨(왼쪽)가 중국에서 시집온 자오링 씨(가운데)와 장홍 씨에게 우리말을 가르
치고 상담을 해주고 있다. 박해윤 기자 land6@donga.com
복권기금은 결혼 이주 여성을 돕는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어 방문교육 교 사 김정애 씨(왼쪽)가 중국에서 시집온 자오링 씨(가운데)와 장홍 씨에게 우리말을 가르 치고 상담을 해주고 있다. 박해윤 기자 land6@donga.com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사는 자오링 씨(52)는 2008년 12월 중국에서 한국으로 결혼 이민을 와서 이제 만 2년이 됐지만 아직 우리말이 서툴다. “그동안 남편에게 받기만 하고 해준 게 없어서 얼마 전 남편 생일날 큰맘 먹고 티셔츠를 선물했어요. 그런데 남편은 좋아하기는커녕 ‘비싼 걸 왜 샀느냐’며 화를 내는 거예요. 우리말을 잘했다면 그때 제 마음을 잘 표현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속상했어요.” 말이 서툴다 보니 한국인을 사귀기도 힘들고, 생활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다.

경기 안산시의 베트남 출신 주부 던티누엣 씨(32)도 우리말이 서툴러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학교에서 가지고 온 알림장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이가 아프면 병원에 데리고 가 진료 받는 것도 곤혹스러운 일 중 하나다. 자오링 씨와 던티누엣 씨에게는 그나마 일주일에 두 번 찾아오는 한국어 방문교육 교사가 큰 도움이 된다.

결혼이민자를 위한 한국어 방문교육은 대표적인 ‘다문화가족 지원사업’이다. 전국 154개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결혼 이주민의 신청에 따라 한국어 방문교사를 보내준다. 2008년 다문화가족지원법이 시행되면서 운영해 오고 있다. 다문화가족 지원사업은 결혼 이민자들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문화가족 지원사업은 일반 예산으로 운영해 오다 지난해에는 사업비의 90% 이상을 복권기금에서 지원받았다. 올해부터는 전액 복권기금에서 충당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최태영 사무국장은 “결혼 이민자와 다문화가족에 대한 관심이 한때 유행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지원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은 복권기금 덕분”이라고 말했다. 복권기금은 다문화가족 지원사업에 올해 423억 원을 지원한 데 이어 내년에는 569억 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복권 판매액의 약 42%를 공익기금으로 적립해 저소득층과 한부모가족, 다문화가족, 노인 및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각종 사업에 사용하고 있다. 올해 9153억 원을 소외계층 지원사업에 썼고 내년엔 1조1955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김언성 복권총괄과장은 “복권기금은 일반 국민이 복권을 구입하면서 조성된 기금인 만큼 서민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 대상 사업 선정과 집행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열 기자 honeypa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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