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계단’ ‘로드 넘버원’ 등을 만든 이장수 감독은 26일 동아일보가 마련한 시청자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에서 “시청자들은 가장
평범하고 가까이 있는 것에 대해 훨씬 쉽고 빠르게 공감한다는 것을 체험으로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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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는 철저히 시청률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겁니다. ‘쓰레기’ 같은 드라마라고 욕하면서도 시청자들이 계속 보기 때문에 그런 (질낮은)드라마들이 쏟아져 나오는 거죠.”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21층 인촌라운지에서 열린 네 번째 시청자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에서 강연자로 나온 이장수 감독(50)은 “드라마의 이야기는 결국 주인공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며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장애물의 스케일도 조금씩 더 커지다 보니 드라마들이 더 선정적이고 폭력적으로 흐른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초기 한류를 이끌었던 ‘천국의 계단’ ‘아름다운 날들’을 비롯해 ‘아스팔트 사나이’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등 많은 화제작을 연출한 스타 감독으로 꼽힌다.
그는 “종합편성채널이 생겨 채널이 늘어나면 월화극, 수목극과 같은 드라마 편성 전략이 깨질 것”이라며 “드라마 형식도 시종일관 연속성을 가지고 전개되는 미니시리즈에서 벗어나 미국의 인기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 등과 같이 각각의 회가 완벽하게 기승전결로 짜여 있으면서 큰 틀에서는 하나의 사건으로 연결되는 연속 시추에이션 드라마로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총 67편의 드라마를 연출하거나 제작한 그는 “‘주인공이 무엇인가를 하려고 한다.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가 내 나름대로 만들어 본 드라마의 흥행 공식”이라며 “TV 드라마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잠깐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한 회를 건너뛰고 보더라도 언제든지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감독은 “텔레비전의 ‘텔레’는 무엇인가를 옮긴다는 뜻이고, ‘비전’은 꿈이다. 결국 TV 드라마는 TV를 통해 시청자들의 판타지와 꿈을 다시 그들에게 옮겨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종합편성채널을 준비하고 있는 동아일보가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올바른 이해와 분석을 위해 마련한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은 총 8회에 걸쳐 매주 금요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12월 3일에는 드라마 ‘올인’ ‘히트’ 등을 연출한 유철용 감독이 ‘연출자의 창작세계’를 주제로 강의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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