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미디어아카데미 특강에서 방송 언어의 품격에 대해 강조하고 있는 전영우 수원과학대 초빙교수.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전영우 수원과학대 초빙교수(76)는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동아미디어아카데미 특강에서 “모든 방송 직군은 품위와 품격을 유지하면서 메시지를 정확히 전달하는 훈련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바른 방송언어와 사회적 책임’을 주제로 진행된 이날 특강에서 전 교수는 “요즘 방송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재미만 추구하다 보니 가슴을 울려주는 메시지가 없다. 겉으로는 유창하게 말하는 것 같지만 다 들어보면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전 교수는 “표준발음법보다 더 중요한 건 시청자들이 쉽게 알아듣도록 전달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문자언어와 방송언어를 정확히 구분해야 하고, 짧은 문장을 사용해야 하며, 속도, 강약, 고저, 음세, 억양, 띄어 말하기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1963년 동아방송 아나운서실장으로 입사했으며 부국장을 거쳐 1980년 신군부가 동아방송을 강제 폐국한 이후 KBS로 옮겨 아나운서실장을 지냈다. 수원대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화법학회를 만들었고, ‘표준 한국어 발음 소사전’을 집필하는 등 한평생 우리말을 연구했다.
그는 격조 높은 민족의 방송을 지향했던 동아방송을 회고하며 “동아방송은 아나운서로 입사하면 3개월 동안 혹독하게 훈련을 시켰다”고 말했다.
당시 그가 “원고나 기계적으로 읽는 앵무새식의 아나운서는 필요없다”며 신입 아나운서 전원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방송(현 일민미술관 건물) 옥상에 올려 보내 두 시간 동안 거리를 묘사하게 하면서 중계훈련을 시킨 건 유명한 이야기다.
그는 “시청자의 생생한 의견을 듣는 프로그램인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품격과 활기가 넘쳤던 토크쇼 ‘유쾌한 응접실’ 등 당시 동아방송에는 다른 방송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진취적인 프로그램이 많았다”며 “동아일보가 추진 중인 종합편성채널도 깊이 있는 보도와 해박한 시사 프로그램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송 콘텐츠 제작 교육의 메카를 기치로 내건 동아미디어아카데미는동아미디어그룹 기자를 대상으로 1기와 2기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도 곧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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