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교류바탕 점진적 통합 바람직 상호주의와 민족 특수성 조화시켜야”

동아일보 입력 2010-09-30 03:00수정 2010-09-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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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울리히 자이트 주한 독일대사
한스울리히 자이트 주한 독일대사
“상호주의와 민족의 특수성이라는 두 가지 원칙을 실용적으로 조화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한스울리히 자이트 주한 독일대사(58·사진)는 독일 통일 20주년(10월 3일)을 맞아 29일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주한 독일대사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독 역시 이를 적절히 조화시켜 통일을 이룩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이트 대사는 “통일 경험에 따르면 때로는 상대가 대가를 내놓지 않더라도 지원하는 게 나을 수 있다”며 “상호주의는 실용적으로 적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독 역시 서독에서 이득만 얻으려 하고 대가는 지불하지 않으려 했다”며 “따라서 서독은 동독이 이득은 많고 지불하는 ‘대가’는 적거나 쉬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 뭔지를 찾아내려 고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접촉이 쌓이면 이를 기초로 동독 체제의 변화를 꾀했다”며 “이때 동독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을 줘 서독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자이트 대사는 “이런 교류와 협력을 바탕으로 비밀경찰조직인 슈타지의 철저한 감시에도 동독에서 환경운동과 민권운동이 일어날 수 있도록 자양분을 제공했고 결국 통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산림이 잘 보존된 데 반해 북한은 모두 민둥산”이라며 남북 협력사업의 첫 단계로 이데올로기적 색채가 전혀 없는 ‘북한 조림사업’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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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트 대사는 ‘한국이 통일 시 유념해야 할 점이 뭔가’라는 질문에 “서독은 통일 과정에서 동독의 경제력을 과도하게 높이 평가했고, 또 하루아침에 서독의 선진 사회보장제도를 동독인에게 그대로 적용해 큰 후유증을 앓았다”며 “한국은 통일 시 점진적인 재통합을 추진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올해 초 북한을 방문했는데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인 나라인 데 반해 북한은 아직도 소달구지가 다니는 경제더라”며 “하지만 이런 격차에도 북한 역시 성장 잠재력이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제시한 통일세나 ‘제2개성공단’ 구상은 매우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자이트 대사는 ‘북한의 3대 권력 세습’에 대한 평가를 묻는 2차례의 질문에도 “가족 세습의 의미는 한국인이 더 잘 알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자이트 대사는 아프가니스탄 대사를 거쳐 지난해 9월 주한 대사로 부임했다. 전남대에서 한국어를 3개월간 배워 간단한 의사소통은 한국어로도 가능하다. 독일 정치군사협회 부회장으로 안보 관련 저서가 여러 권 있다.

하종대 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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