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1시간, 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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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14일 12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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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울릉도에 공항건설 추진하는 정윤열 울릉군수

정윤열 울릉군수는 서울에서 업무를 보기 위해 지난 토요일(4일) 오후 2시 40분 배를 타고 울릉도를 떠났다. 일요일에는 풍랑 때문에 배가 뜰 수 없다는 예보 때문에 하루 일찍 섬을 나서야 했다. 포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30분. 그는 포항에서 대구로 이동해 하루를 머문 뒤 월요일(6일) 오전 서울에 도착해 업무를 마쳤다. 오후 2시. 꼬박 48시간이 걸린 여행이었다. 하지만 아직 울릉도로 돌아갈 일이 남았다.

서울에서 울릉도와의 직선거리는 약 340km. 배와 육상교통을 번갈아 이용해 9시간이 걸린다. 비행기로 1시간이면 도착하는 제주도와 서울의 직선거리는 약 450km다.


▲동영상 = 정윤열 울릉군수 “울릉도 공항 경제성 충분하다”

서울-울릉도의 왕복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방법은 없을까. 정 군수는 6일 동아닷컴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에 대한 청사진을 밝혔다. 정 군수는 울릉도의 발전을 위해서는 ‘비행장 건설’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일본과 영국에서는 도서지역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서 국가가 80%~100% 비용을 들여 활주로 건설을 추진합니다. 우리도 도서개발사업법이 있습니다. 그것을 잘 활용하면 울릉도 주민들의 편의를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울릉도 주민들의 편의는 곧 울릉도 관광객들과 방문객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울릉도 공항건설은 신항 건설, 일주도로 완성과 함께 울릉도 주민들의 3대 숙원 사업 중 하나다. 2009년 국토해양부는 한국교통연구원 한국항공공사에 ‘울릉공항 건설 용역 조사’를 의뢰해 공항 건설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얻은 바 있다.

당시 용역 보고서는 경제성과 AHP(계측분석, 정책판단 등)분석 등을 종합할 때 공항건설은 타당성이 있으며 울릉도의 자연적 특성과 인구 규모를 고려해 길이 1200m, 폭 50~60m 규모의 경비행장 건설이 합리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만약 울릉도에 비행장이 건설된다면 현재 서울-울릉도 간 소요시간이 평균 9시간에서 1시간으로 크게 단축될 수 있다. 서울 뿐 아니라 전국 공항에서 울릉도까지 비행시간도 1시간 내외다. 울릉도가 실질적인 전국 1일 생활권으로 편입돼는 것이다. 정 군수는 공항 건설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생각하는 것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항이 생겨 관광을 오시는 분들이 비행기를 타고 올 때 항공요금을 왕복 15~20만원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현재 서울에서 울릉도를 오려면 여러 번 버스를 갈아타거나 자가용을 이용해 묵호나 포항으로 온 후 배를 타고 와야 합니다. 이 비용도 왕복 15만 원 이상 듭니다. 시간적 비용까지 포함하면 오히려 절감되는 것입니다. 또한 관광객, 주민편의 뿐 만 아니라 물류비 감소의 효과도 클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 기획재정부는 울릉도 경비행장 건설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울릉도 주민들은 이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정 군수는 경제적 측면보다 종합적 타당성을 고려해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2008년 울릉도 신항 2단계 개발사업 추진 때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적 타당성 분석 결과가 낮은 점수를 받아 울릉항 건설을 유보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경부고속도로 건설 때의 반대를 예로 들며 사업의 타당성을 설명했다.

“현재의 울릉도 인구(1만300여명/2009년 12월 현재) 기준으로 평가하면 경제성이 떨어져 보일수도 있습니다. 과거 경부고속도로 건설 때를 생각해 봅시다. 모든 국민과 국회의원, 경제학자들이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경부고속도로는 우리나라 발전에 큰 기여를 했으며 경제적 효과는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정 군수는 공항 건설로 인한 이득으로 물류효과와 관광산업 활성화를 꼽았다.

“아침에 수확한 울릉도 청청 농수산물을 당일 저녁 밥상에서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울릉도는 화산섬이라는 지형적 특이성과 육지와는 다른 독특한 생태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접근성이 좋지 않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울릉도에 관광객들이 모여들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하지만 섬 대부분이 험한 산지로 평야가 거의 없는 지형적 특이성이 공항 건설의 걸림돌로 거론되고 있다. 공항 활주로 부지로 나리분지 일대 등 몇 개 지역이 거론되고 있지만 육상 건설이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정 군수는 해결책으로 해상 매립을 통한 건설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신항 개발을 추진 중인 사동(울릉)항 앞바다를 매립해 활주로를 만들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이 활주로는 방파제 역할도 함께 할 수 있게 만들 생각입니다. 이렇게 되면 활주로 건설 문제도 해결되고 신항 개발 사업 중 하나인 방파제도 만들 수 있어 두 사업의 총공사비를 줄이는 효과도 있을 것입니다.”

울릉도는 맑은 날이면 독도와 강원도 일부분을 관찰할 수 있다. 때문에 러일전쟁 때는 일본군이 주둔하며 러시아 함대를 관찰하던 지리상 매우 중요한 위치기도 했다. 또 울릉도 동남쪽에는 일본이 호시탐탐 노리는 독도가 자리 잡고 있다.

“경제적 측면 이외에도 울릉도의 지리적 위치와 일본과의 독도 영유권 문제 등을 고려할 때 국가 안보상 울릉도는 매우 중요한 섬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것도 공항이 만들어져야 하는 한 이유입니다. 울릉도에 공항이 들어선다면 분명 우리나라에도 큰 이득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철 동아닷컴 기자 kino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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