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다도면 6·25 양민 희생자 374명 위령비 제막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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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左도 右도 잊고 이젠 화해와 용서를”

6·25전쟁 당시 전남 나주시 다도면 일대에서 빨치산과 군경(軍警)에게 억울하게 희생당한 민간인의 원혼을 달래는 합동 위령비가 세워졌다.

▶본보 6월 25일자 A1면 참조 [6·25 60주년]“좌-우 모두 피해자” 60년만의 포옹

6·25 다도 양민희생자 위령비 건립추진위원회는 6일 나주시 다도면 주민자치센터 광장에서 ‘육이오 동란 다도양민 희생자 위령비 제막식’을 열었다. 제막식에는 이영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임동욱 위령비 건립추진위원장, 임성훈 나주시장, 홍기축 다도양민희생자유족회장과 유족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고유제(告由祭), 경과보고, 추모사, 위령제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위령비에는 억울하게 희생당한 면민 374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8년과 2009년 두 차례 다도면에서 진상조사를 벌여 1950년 10월부터 이듬해 5월 사이 면민 104명이 좌익 인사에게, 176명은 군과 경찰에게 각각 희생당한 사실을 밝혀냈다. 유족회는 과거사정리위원회가 확인한 희생자 280명과 행방불명된 94명 등 374명의 이름을 위령비에 새겼다.

이영조 위원장은 추모사에서 “민간인 피해가 컸던 이곳에서 해묵은 상처를 어루만지고 갈등의 골을 넘는 상징적 조형물을 설치하게 된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60년 전 경험을 교훈 삼아 이 땅에서 다시는 참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다도양민희생자유족회는 2006년부터 좌우 희생자를 아우르는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 홍기축 회장은 “‘이제 와서 좌우가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후손들이 서로 손을 맞잡았다”며 “다른 지역에서도 갈등과 대결의 불행했던 과거사를 털고 화해의 장을 마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나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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