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희생장병 가족에게 온정의 손길 이어져

  • 동아일보

▼한화 “승조원 유족 최우선 채용”

경기도 임대주택 지원 검토
전경련 “성금모금 협의중”


천안함 유가족들에 대한 국민의 온정이 쏟아지는 가운데 재계와 지방자치단체도 팔을 걷어붙였다.

한화그룹은 천안함 승조원 유가족들을 최우선으로 채용하는 방안을 20일 발표했다. 한화그룹은 이날 “유가족들 중 사망자의 직계 및 배우자를 대상으로 1명씩 채용하되, 사망자가 미혼이거나 부모가 없으면 형제자매까지 채용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해외 인재 채용 설명회를 마치고 이날 귀국한 김승연 그룹 회장이 “방위산업체를 경영하는 그룹으로서 유가족들에게 절실한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해보자”고 제의함에 따라 이뤄졌다.

계열사 중에서 ㈜한화 화약 부문에서 주로 채용을 맡기로 했으며, 기타 계열사도 여건을 고려해서 참여하기로 했다. 한화는 유가족의 연령, 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적합한 일자리를 찾아줄 계획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2개 회원사를 중심으로 유족을 돕기 위한 성금 모금을 협의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20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재계가 유족을 도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는데, 창구를 전경련으로 단일화해 성금을 모아보자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삼성그룹과 LG그룹, 포스코 등이 전경련과 함께 성금 모금 등의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에 앞서 KT는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모은 성금 1억1350만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 기탁했다.

지자체도 지원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경기도는 도내 거주하는 천안함 순직자 가족에게 임대주택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천안함 순직자 46명 가운데 12명이 경기도 거주자로, 이 가운데 7명이 평택 2함대사령부 인근 해군아파트에 살고 있다. 도는 수요조사를 거쳐 도내 거주 순직자 가족이 희망할 경우 평택시가 추진 중인 국민임대 또는 분양 주택을 특별공급할 방침이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고사리손이 모은 114만원

해군자녀 많은 진해 대야초등교
유가족 돕기 학생들 정성 모아

“작지만 힘을 보태고 싶었습니다.” 경남 진해시 여좌동 대야초등학교(교장 김상석) 학생과 교직원들이 천안함 유가족 돕기 성금을 모아 19일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장병석)에 전달했다. 성금 전달식에는 이종락 교감과 전교어린이회 회장인 박정원 양, 부회장 김정훈 군 등이 참석했다.

이 학교에는 진해시 여좌동과 태백동 일대 해군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해군 자녀들이 주로 다닌다. 전교생 24학급 668명 가운데 262명이 부사관 이상 직업 군인들 자녀다. 이 학교 4∼6학년 학급운영위원들은 최근 전교 학생회의를 열어 천안함 유가족들을 돕기 위해 모금운동을 펴기로 결정했다. 이어 천안함 함미가 인양된 15일부터 이틀간 반마다 모금함을 비치해 성금을 모았다. 고사리손들이 용돈을 아껴 낸 금액은 114만1050원. 여기에는 김 교장을 포함한 교직원 40명이 낸 돈도 포함됐다.

김 교장은 “학교 특성상 천안함 사고가 알려진 후 학생들이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며 “학생과 직원 정성이 유가족들에게 작은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해군특수전여단 수중파괴대(UDT) 한주호 준위가 천안함 침몰 실종자 구조에 나섰다가 순직하자 이달 6일 그의 호국 및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한 특별수업을 갖기도 했다.

진해=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