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경기 볼땐 나도 모르게 한국팀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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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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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입양아 출신 스티지 씨 ‘한인 경찰 초청’ 생애 첫 방한

“처음 온 한국에 압도당한 느낌입니다. 처음 맛본 한국음식도 정말 맛있어요.”

1966년 한국에서 태어나 생후 11개월 때 노르웨이로 입양됐던 쿠르트 김 스티지 씨(43·사진)가 경찰관이 돼 한국을 찾았다. 스티지 씨는 경찰청 주최로 열린 ‘제4회 한인경찰 초청행사’를 위해 1일 생애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스티지 씨는 자신의 한국 이름이 ‘김선모’라는 것과 서울에서 태어났다는 것 말고는 한국에 대한 기억이 없다. 하지만 자신이 한국에서 왔다는 사실만큼은 잊지 않고 있다. 자신의 미들네임으로 한국 성인 ‘김’을 넣은 것도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기 위해서다. 그는 “거울을 볼 때 ‘너는 참 독특한 노르웨이인’이라고 중얼거릴 때가 있다”며 “한국이 핸드볼이나 축구에 출전하는 경기를 볼 때는 나도 모르게 한국을 응원하게 된다”고 말했다.

6년 전부터는 전남 순천에 살고 있는 소녀가장 최모 양(16)을 후원하고 있다. 매달 후원금을 보내고, 1년에 두세 번 편지와 함께 사진도 주고받는다. 스티지 씨는 2일 “특별히 한국에 애착이 있어서 한국에 있는 최 양을 후원하고 있고, 내 아이들도 한국과 계속 관계를 가지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티지 씨는 노르웨이인 아내와의 사이에 2남 1녀를 두고 있다.

스티지 씨는 1992년 3년 과정의 경찰학교를 졸업하고, 교통·순찰 등의 부서를 거쳐 현재는 노르웨이 순뫼레 지방경찰청에서 과학수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경찰청은 이번 한인경찰 초청행사에 미국, 덴마크, 러시아 등 세계 10개국의 경찰관 16명을 초청했다. 이들은 일주일간 한국의 문화와 경찰을 체험하는 기회를 갖는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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