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병대 예비역 대위, 다큐제작 나서

  • 입력 2009년 8월 10일 02시 59분


미국 해병대 예비역 대위 브라이언 이글레시아스 씨(왼쪽)가 ‘잊혀진 전쟁(가제·Forgotten War)’이라는 이름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장진호 전투는 6·25전쟁 당시 미군이 가장 고전했던 전투였다. 이글레시아스 씨가 참전 용사 2명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사진 출처 다큐멘터리 제작팀 홈페이지
미국 해병대 예비역 대위 브라이언 이글레시아스 씨(왼쪽)가 ‘잊혀진 전쟁(가제·Forgotten War)’이라는 이름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장진호 전투는 6·25전쟁 당시 미군이 가장 고전했던 전투였다. 이글레시아스 씨가 참전 용사 2명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사진 출처 다큐멘터리 제작팀 홈페이지
“6·25 장진호 전투의 영웅들 잊혀져선 안돼”

이라크전에 참전한 미국 해병대 예비역 대위가 6·25전쟁의 장진호 전투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다고 시카고트리뷴이 7일 보도했다.

브라이언 이글레시아스 씨(32)는 장진호 전투를 다룬 ‘잊혀진 전쟁(Forgotten War·가제)’이라는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역시 이라크전 참전 해병 대위 출신의 안톤 새틀러 씨(28)와 함께 참전 노병들을 찾고 있다. 장진호 전투는 제2차 세계대전의 스탈린그라드 전투와 함께 2대 동계(冬季) 전투로 꼽히며 ‘미군이 가장 고전한’ 전투다. 1950년 11, 12월 미 해병 1사단을 주축으로 한 연합군 1만5000여 명은 함남 개마고원의 장진호(湖) 주변에서 중공군 12만 명에게 포위돼 전멸 위기에 몰렸다가 죽을힘을 다해 포위망을 뚫고 흥남으로 철수했다. 이글레시아스 씨는 “혹한과 눈보라 속에서 엄청난 수의 적과 싸우면서도 전사자와 부상자들을 적진에 남겨두지 않는 미 해병대 전통을 고수한 선배들의 영웅적인 이야기가 잊혀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2월부터 미 전역을 돌며 참전용사 147명을 인터뷰했으며 200건을 채울 계획이다. 다음 달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독립영화 주간’에 선정됐으며 내년 1월 개봉이 목표다.

제작진을 만난 노병들은 힘겨웠던 기억을 어렵게 털어놨다. 당시 19세의 해병대 이병 앨런 테릴 씨(78)는 “적과 싸우는 것도 힘들었지만 혹한 속에 살아남는 것은 정말 어려웠다”고 돌아봤다. 당시 19세의 해병대 이병 로버트 퀀트 씨(78)도 “우리는 해병대로서 함께 뭉쳤으며 결코 항복하지 않을 생각이었다”면서도 “꽁꽁 얼어 마치 장작 같았던 전사자들의 처참한 모습이 지금도 떠오르곤 한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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