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꺾어 라켓인생 유종의 미 거둬야죠”

입력 2009-07-02 02:59수정 2009-09-22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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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개막 데이비스컵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하는 이형택

동이 틀 무렵 숙소 주변을 달리며 마시는 신선한 새벽 공기, 후배들과 공을 치면서 흘리는 굵은 땀방울…. 한국 테니스의 대들보 이형택(33·삼성증권·사진)에게 요즘 반복되는 일상은 새삼 소중하다. 어느덧 코트를 떠나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 내년부터 지도자로 제2의 삶

그는 10일 춘천 국제테니스코트에서 개막되는 국가대항전 데이비스컵 중국과의 경기를 앞두고 지난달 21일부터 현지에서 합숙훈련을 하고 있다. 그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1994년부터 자랑스럽게 가슴 한쪽에 달아 온 소중한 태극 마크를 떼려고 한다. 춘천은 그가 테니스 스타의 꿈을 키운 제2의 고향이다. 그렇기에 이번 대회를 앞두고 어느 때보다 남다른 감회 속에 컨디션 조절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강원 횡성이 고향인 그는 원주중을 거쳐 1991년 춘천 봉의고에 입학했다. 졸업반 때 42연승을 질주하며 전국대회 6관왕에 올라 대성할 자질을 보였다. 이형택은 “아파트도 많아지고 거리도 변했지만 옛 추억만큼은 여전히 머릿속에 생생하다. 정말 잊을 수 없는 곳이다. 그래서 꼭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US오픈 16강 진출, 데이비스컵 월드그룹 합류, 세계 랭킹 36위 진입 등 한국 테니스 역사를 번번이 갈아 치웠다. 하지만 세월의 무게와 부상이 겹쳐 현재 세계 랭킹은 153위까지 밀렸다. 물러날 때를 고민하던 그는 올해 말 은퇴하기로 결심했다. 코트와의 작별에 앞서 데이비스컵에서 한국의 승리를 이끈 뒤 10월 삼성증권배 남자챌린저대회를 통해 고별 무대를 가질 계획이다.

○ 나를 능가하는 후배 키워낼 것

국내 테니스의 한 시대를 풍미한 이형택. 그는 내년부터 지도자로 새 인생을 시작한다. 데이비스컵이 열리는 국제테니스코트에 자신의 이름을 딴 ‘HT아카데미’를 개설해 주니어 육성에 앞장설 생각이다. 그는 “나를 능가할 후배가 아직 눈에 띄지 않아 아쉽다. 앞으로 테니스 기술은 물론이고 체계적인 웨이트트레이닝, 영어교육 등을 강조하고 싶다. 선수 때 내가 겪은 시행착오를 후배들이 되풀이하지 않도록 돕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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