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김정길 체육회장 후임인선 최소 한달 걸릴듯…업무 공백 우려

  • 입력 2008년 4월 29일 02시 58분


김정길(63·사진) 대한체육회장 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이 28일 공식 사퇴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체육회 구안숙 사무총장 내정자의 승인을 거부하는 등 갈등이 심화되자 책임을 지고 사표를 던진 것.

김 회장은 대한체육회장과 KOC 위원장과 함께 2014 인천아시아경기조직위원회 위원장, 대한태권도협회장 직에서도 물러났다.

내년 2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는 김 회장이 전격 사퇴함에 따라 101일 앞으로 다가온 2008 베이징 올림픽 준비에 차질이 예상된다.

○ 김상우 KOC총무 사표는 반려

김 회장은 이날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체육회장으로 올림픽을 지원해야 할 정부와 최근 불편한 관계가 계속돼 올림픽 준비와 체육계 현안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회장은 “이에리사 태릉선수촌장이 올림픽 준비를 잘해 줄 것”이라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체육계 수장이 어쩔 수 없이 물러나는 일은 내가 마지막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회장은 체육 업무의 혼란을 막기 위해 지난주 사표를 제출한 김상우 KOC 총무의 사표를 반려했다.

○“차기 회장은 체육계 인사로 선임”

김 회장은 이날 회장 직무대행을 지명하지 않고 5월 7일 이사회를 열어 후임자를 결정하도록 했다. 회장 직무대행 체제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는 문화부와의 갈등 요소를 없애겠다는 취지다.

이사회에서는 회장 직무대행이나 후임 회장 선출 절차를 밟게 된다. 체육회 정관에는 회장 임기가 만료돼 총회를 치를 경우 총 74일이 걸리게 돼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회장이 중도에 사퇴할 경우 시도경기단체 총회와 중앙경기단체 총회를 열지 않고 곧바로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 수 있다.

그러나 체육회 관계자는 “후임 회장을 선출하고 새 이사진을 구성하는 데 최소한 한 달이 넘게 걸린다”며 체육정책 전반의 공백을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한 정부 관계자는 “김 회장이 베이징 올림픽 때까지 체육회장 직을 맡아주는 것으로 알았는데 당혹스럽다”며 “차기 체육회장은 정치인이 아닌 체육계 인사로 뽑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황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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