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추모쇼 여는 지춘희 씨 “놀이 같은 백남준 패션쇼 준비”

  • 입력 2007년 10월 2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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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씨 추모 패션쇼를 준비하고 있는 디자이너 지춘희 씨(가운데)와 모델들. 김미옥  기자
백남준 씨 추모 패션쇼를 준비하고 있는 디자이너 지춘희 씨(가운데)와 모델들. 김미옥 기자
“20년 전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선생님을 처음 뵈었는데 어린아이처럼 멜빵바지를 입고 계셨어요. 평소 화려하고 컬러풀한 선생님의 작품을 많이 봤는데 패션으로 재해석하면 재미있을 것 같았죠. 심오하지 않게, 마치 백 선생님 모습처럼 천진난만하게요.”

여성복 전문 디자이너 지춘희(53) 씨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아티스트 백남준 추모 패션쇼를 여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 전시장에서 열리는 추모쇼는 지 씨의 의상 발표회 ‘2008년 봄여름 패션쇼’를 겸한 무대다. 한혜진 송경아 장윤주 등 여성 모델 30여 명이 120여 벌의 의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패션과 비디오 아트의 접목은 이례적인 일. 지 씨는 “비디오 아트와 패션은 모두 ‘만드는 것’ ‘표현하는 것’이기에 뿌리가 같다”면서 “예술을 즐거운 놀이라고 생각하는 백 선생님처럼 나도 이번 패션쇼를 놀이라고 생각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패션쇼의 주제는 ‘앵무새’다. 백 씨의 작품들을 보며 알록달록한 앵무새가 떠올라 빨강, 초록, 노랑 등을 액세서리로 형상화했다고. 또 모니터가 여러 개 있는 모습에서 ‘집합’의 이미지를 연상해 흰 드레스에 검은색 동그라미 무늬를 일렬로 늘어놓거나 모델을 7명씩 한 번에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백 선생이 추모 패션쇼를 본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하고 묻자, 그는 준비한 듯 답했다. “‘잘 놀고 있다’ 아닐까요?”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 동영상 촬영 : 김범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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