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결의안’ 美혼다 하원의원, 한국 고교생들 만나

  • 입력 2007년 7월 21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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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국어고 학생들로 구성된 ‘역사 바로 알기 모임’ 회원 18명이 19일 미국 워싱턴 의사당을 방문해 마이크 혼다 하원의원(왼쪽에서 네 번째)과 기념 촬영을 했다. 사진 제공 ‘평화와 평등을 위한 역사모임’
한국 외국어고 학생들로 구성된 ‘역사 바로 알기 모임’ 회원 18명이 19일 미국 워싱턴 의사당을 방문해 마이크 혼다 하원의원(왼쪽에서 네 번째)과 기념 촬영을 했다. 사진 제공 ‘평화와 평등을 위한 역사모임’
19일 한국 고교생 18명이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의 미국 하원 통과를 주도해 온 일본계 마이크 혼다 하원의원을 워싱턴 의사당에서 만났다.

서울외국어고 청심국제고 재학생이 대부분인 이들은 ‘평화와 평등을 위한 역사모임(HOPE)’이라는 고교 연합동아리를 만들어 근현대사 연구를 해 왔다. 이들은 1개월 전부터 혼다 의원실에 e메일로 면담을 요청했다.

백승우(청심국제고 2년) 군은 혼다 의원에게 “학생이라 힘은 없지만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모임 결성의 배경을 설명했다. 박범진(서울외고 2년) 군은 “뭔가 시작하면서 참여하는 것 자체가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혼다 의원은 “파워란 말을 오해하면 안 된다”며 “스스로를 믿고 원하는 가치를 확실히 깨닫고 발전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념을 믿고 실천하는 것은 어려운 게 아니라, 가깝게는 형제자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부터 실천의 시작”이라고 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과 전쟁을 벌이던 미국은 ‘간첩 혐의’를 이유로 일본계 미국인을 격리 수용했다. 혼다 의원은 어린 시절 수용소 경험을 통해 인권의 중요성을 전파하는 일을 해 왔다.

그는 “(수용소에서 풀려난 뒤) 우리는 창피해서 그 얘기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학생 4명과 교사 1명이 주위 사람들을 설득해서 결국에는 의회와 대통령의 사과를 10년 만에 받아냈다”고 회고했다.

혼다 의원은 어린 학생들이 결성한 역사공부 모임이 신기한 듯 그 배경을 물었다. 한 학생이 “과거에 일어났던 일(위안부 문제)을 알게 됐고 지금 같아서는 일본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대할 수가 없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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