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함께 같은 대학, 같은 학과 졸업… 행복합니다"

  • 입력 2007년 2월 8일 15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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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함께 같은 대학, 같은 학과를 졸업하게 된 것만도 행복합니다."

15일 열리는 충남 천안시 소재 나사렛대 졸업식장에서는 특이한 졸업생이 두 명 있다.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는 장재순(61·사진 왼쪽) 씨. 환갑인 그의 옆자리에는 아들 임동욱(38) 씨가 나란히 서게 된다. 모자가 같은 대학, 같은 학과를 졸업하게 된 것.

두 사람이 이 대학에 입학한 것은 2003년.

임 씨는 애초 신학과에 입학했으나 1년 만에 어머니가 다니는 사회복지학과로 옮겼다.

두 사람은 사실 고교 동창생이다.

중학교 3학년 때 몸이 아파 학업을 중단해야 했던 아들 임 씨가 30대 초반에 검정고시를 통해 수원시 소재 계명고에 뒤늦게 입학하자 어머니도 따라 입학한 것.

"몸이 불편한 아들도 돌보고 저도 이루지 못했던 배움의 꿈을 실현하고 싶었어요."

대학을 입학하게 된 것은 초등학교 학력이 전부인 남편(65)의 권고 때문. 남편은 "이제 집안도 먹고 살만하니 배움의 길을 계속 하라"고 제안했다.

두 사람의 대학생활은 화제를 몰고 다녔다. 강의실에서 가장 앞자리는 장 씨와 아들 임 씨의 몫.

4년 동안 신입생환영회, 단합대회, 졸업여행 등 각종 행사에 한번도 빠지지 않았다.

컴퓨터와 영어회화 과목이 어려웠지만 장 씨의 학점은 4.5점 만점에 3.4점으로 중상위권.

임 씨는 "어머니가 학과에서 '억척 언니'라는 별명까지 얻었는데 나는 비교적 소극적이라 오히려 '아빠'라고 불렸다"며 겸연쩍어 했다.

두 사람은 장애인직업센터를 설립하는 게 꿈이다. 밥상을 만드는 남편의 공장이 전국에 5군데나 있어 이곳에 장애인을 취업시키고 장기적인 직업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싶은 것.

이를 위해 3월에는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 취득에 도전한다.

장 씨는 "7년 동안 옆에서 동창생이 되어 준 아들과 묵묵히 뒷바라지 해온 남편에게 감사하다"며 "기회가 되면 공부를 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안=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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