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에 밑줄 쫙∼ 지자체 돌며 공자 강의 강형기 교수

  • 입력 2006년 9월 18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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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학의 명강사로 꼽히는 충북대 강형기 교수가 15일 충북 제천시 청풍리조트에서 열린 전국 청년시장·군수·구청장 세미나에서 ‘논어의 자치학’을 주제로 열띤 강의를 하고 있다. 제천=지명훈  기자
자치학의 명강사로 꼽히는 충북대 강형기 교수가 15일 충북 제천시 청풍리조트에서 열린 전국 청년시장·군수·구청장 세미나에서 ‘논어의 자치학’을 주제로 열띤 강의를 하고 있다. 제천=지명훈 기자
“어떻게 수천 년 전의 공자 맹자가 이토록 지방자치의 맥을 꿰뚫고 있는지….”

15, 16일 충북 제천시 청풍리조트에서 열린 전국청년시장·군수·구청장세미나에서 강의를 맡은 충북대 강형기(52·행정학) 교수는 ‘자치’에 대한 공자의 혜안을 보여 주는 사례를 열거하며 감탄을 멈추지 못했다. 그는 자치학의 명강사로 꼽히는 인물.

강 교수는 “공자는 나라를 경영한다면 ‘이름부터 바로잡겠다(必也, 正名乎)’고 했다”며 “이는 우선 개념과 역할을 정립하고 비전을 제시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공자는 정치를 맡겨 주면 ‘1년 내에 기반을 잡고 3년 내에 눈에 보이는 실적을 올리겠다’고 했는데, 이는 목표를 공유하고 수단을 정비해 성공 스토리를 만드는 일이 늦어지면 주민이 희망을 잃어 따르지 않을 것이란 경고”라고 강조했다.

춘추시대 고위 관리인 자산이 추운 겨울 임지로 부임하다가 맨발로 강물을 건너는 백성을 위해 자신의 수레를 내준 일을 맹자가 비판한 대목도 소개했다. 단체장이 개별 민원을 좇기보다 시스템으로 접근해 근본 문제(다리 건설)를 해결하라는 메시지라는 것.

한국지방자치학회장을 지내며 1985년부터 최근까지 1000여 차례의 공무원 특강을 해 온 강 교수는 1998년부터 논어를 통해 지방자치를 해석하고 방향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고위 중앙공무원 특강에서 논어로 지방자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더니 거부감이 없을 뿐 아니라 훨씬 설득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수백 회의 공무원 특강에서 이를 활용하다가 3월에는 ‘논어의 자치학’이라는 책도 펴냈다.

강 교수는 “공자는 천하를 주유하면서 많은 지방의 최고경영자(CEO)와 간부 공무원에게 정치 행정의 기본원리는 물론 지역 및 도시 개발, 변화와 혁신을 가르쳤다”며 “정서적으로도 서양 이론보다 접근이 쉬운 만큼 공무원들이 미래를 보는 열쇠인 논어를 많이 읽기를 바란다”고 권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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