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록수’ 심훈 선생 86년만에 졸업장

  • 입력 2005년 7월 5일 03시 05분


코멘트
근대소설 ‘상록수’의 작가 심훈(沈熏·본명 심대섭·沈大燮·1901년 9월 12일생·사진) 선생이 경기고에서 제적된 지 86년 만에 명예졸업장을 받게 됐다.

경기고는 6일 심훈 선생의 유족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키로 했다고 4일 밝혔다.

1915년 경기고의 전신인 경성고등보통학교에 입학했던 그는 4학년에 재학 중이던 1919년 3월 1일 서울 탑골공원에서 열린 3·1운동에 참가하는 등 시위에 앞장서다가 일본 헌병대에 체포됐다. 3월 말 졸업을 앞두었던 그는 이로 인해 4개월간 투옥생활을 했고 학교에서 제적당했다.

이영만(李英萬) 경기고 교장은 “최근 유족들과 경기고 동창회 등에서 졸업장 수여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명예졸업장 심사위원회가 고인의 독립운동가와 문학가로서의 높은 업적을 기려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심훈 선생은 1920년 중국 항저우(杭州)로 떠나 즈장(之江)대에서 수학했으며 1923년부터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에서 기자생활을 하면서 시와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1926년 동아일보에 영화소설 ‘탈춤’을 연재한 것을 계기로 영화계에 투신해 ‘먼동이 틀 때’를 원작·각색·감독하기도 했다.

심훈 선생은 슬하에 3남을 뒀으며 막내아들 재호 씨는 유신시절 동아일보 기자로 재직하다 도미해 칼럼니스트로 일하고 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