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박요한씨 “백두대간을 함께 느껴보세요”

  • 입력 2005년 4월 7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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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등뼈 백두대간을 함께 걸어요.’

산악인 박요한(35·사진) 씨가 ‘백두대간 종주’ 무료 길잡이로 나섰다. 박 씨는 지난해 10월부터 격주로 백두대간 종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참가자는 500여 명. 지리산 천왕봉에서 설악산 진부령까지 680km의 백두대간을 24구간으로 나눠 주말 1박 2일 동안 한 구간씩 걷는 것.

현재 13구간까지 진행된 이 행사는 매번 20여 명 모집에 400∼500명의 지원자가 몰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방송인이자 가수인 이문세 씨는 이 프로그램의 단골 참가자.

“백두대간은 조선 후기 신경준의 ‘산경표’에 나와 있고 이중환의 ‘택리지’나 김정호의 ‘대동여지도’가 이를 기초로 한 것입니다. 백두산과 지리산을 잇는 큰 산줄기가 바로 백두대간이지요. 여기에서 중간 크기의 산줄기와 13개의 작은 산줄기가 뻗어나갑니다. 현재 교과서에서 가르치는 태백, 소백, 마천령산맥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산맥을 뚝뚝 끊어 제멋대로 이름 붙인 것입니다.”

박 씨는 엄홍길(嚴弘吉·45·트랙스타 이사) 지현옥(池賢玉·사망) 씨 등과 함께 히말라야 고산 원정대원으로 활동했던 베테랑 산악인. 98년부터 월간 ‘사람과 산’ 기자로 일하면서 ‘우리 산’에 더욱 애착을 갖게 됐다.

박 씨가 처음 백두대간에 관심을 가진 것은 청주사범대(현 서원대)에서 산악부 활동을 하던 1학년 때. “계곡이나 강을 지나지 않고 산줄기만으로 백두산에서 지리산 천왕봉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있다는 것을 선배로부터 듣고 충격을 받았다”는 것.

그는 지난해 10월 ‘아웃도어뉴스’라는 인터넷신문을 창간하자마자 기업(LG상사, LG패션)과 연계해 맨 먼저 이 행사를 시작했다.

박 씨는 일반인 모집과는 별도로 법조, 의료, 연예 등 각 분야의 유명 인사들에게도 적극 프로그램 참가를 권유하고 있다.

“정부와 일반인들의 무관심으로 백두대간이 계속 훼손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지도층 인사들이 이런 모습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껴야 합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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