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시험 이색합격자들…최연소 박일규씨, 최고령 서재옥씨

  • 입력 2004년 12월 23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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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박일규씨(왼쪽)와  최고령 서재옥씨
최연소 박일규씨(왼쪽)와 최고령 서재옥씨
23일 발표된 2004년 사법시험에는 이색 합격자가 다수 배출돼 눈길을 끌었다.

1983년생으로 최연소 합격자인 박일규 씨는 법학도가 아닌 경영학도. 서울대 경영학과 2학년을 마치고 휴학 중인 박 씨는 1학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험을 준비해 지난해 1차 시험에서 고배를 마신 뒤 재도전해 올해 1차와 2차 시험에 잇따라 합격했다.

박 씨는 “기업 관련 법을 공부하고 싶었는데 법만 공부해서는 부족할 것 같아 경영학을 전공했던 것”이라며 “판사를 하고 싶지만 기회가 된다면 기업 관련 법을 정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고령 합격자인 서재옥 씨(49)는 1989년 사시에 도전한 이후 15년 만에 꿈을 이뤘다. 서 씨는 1차 시험만 7번 합격하고도 2차 시험에서 번번이 떨어져 문자 그대로 ‘7전 8기(七顚八起)’한 경우.

1남 2녀의 자녀를 둔 그는 “남편 뒷바라지를 위해 식당을 운영하고, 식당이 망한 뒤에는 보험 및 정수기 영업사원을 하며 뒷바라지한 아내 덕분에 학업을 계속할 수 있었다”며 부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2차 시험 평균 61.5점으로 수석합격의 영광을 차지한 홍진영 씨(23·여)는 여성 합격자 비율이 24.4%로 사법시험 사상 최고를 기록해 어느 해보다 강하게 불었던 ‘여풍(女風)’의 중심에 섰다.

강금실(康錦實) 전 법무부 장관을 존경하는 법조인으로 꼽은 그는 “헌법재판소의 역할에 대해 관심이 많고 이후 법여성학도 공부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사법시험에서는 박재승 대한변호사협회장의 장남 성범 씨(28), 이공현 법원행정처 차장의 차남 승규 씨(22), 김목민 서울북부지법원장의 차녀 서원 씨(26)가 합격해 부자, 부녀 법조인의 길을 걷게 됐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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