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의원 ‘파격 의상’ 찬반 논란

  • 입력 2003년 4월 30일 16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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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과 다르게 정장차림으로 등원한 유시민 의원
전날과 다르게 정장차림으로 등원한 유시민 의원
4.24 재.보선에서 승리한 개혁국민정당의 유시민씨는 30일 전날과는 달리 정장차림으로 등원, 무사히 의원선서를 마쳤다.

29일 캐주얼 복장으로 등원해 의원 선서를 하려다 여야 의원들의 강력한 비난에 부딪혀 의원 선서를 하지 못했던 유씨는 국회에 나오기 전 자신의 홈페이지(http://www.usimin.net/)에 “혼자만 튀려고 그러는 것도 아니고, 넥타이를 매는 게 귀찮아서도 아니다”며 “이제 국회는 제 일터가 됐고, 일하기 편한 옷을 입는 것 뿐"이라고 미리 예고, 이날의 소동이 결코 해프닝이 아님을 짐작케 했다.

유시민의원 '파격 의상'

그러나 30일로 연기된 의원 선서식에는 정장차림으로 등원, 파격 의상으로 표현한 나름의 ‘소신’을 결국 굽힌 셈. 이에대해 유 의원은 보도자료를 수정, "어제 저 때문에 의원선서를 하지 못한 오경훈 홍문종 의원께 죄송하다"며 "그래서 오늘은 싱글 정장에 넥타이를 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유 의원은 "여러 의원들께서 퇴장까지 한 것은 좀 심했다"고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네티즌 찬반 논란 계속돼▼

이처럼 유 의원의 ‘복장 파괴’는 하루만에 정장차림으로 일단락 됐지만 동아일보 인터넷 신문 동아닷컴(http://www.donga.com) 사이트에 하루 300여건의 찬반의견이 올라오는 등 인터넷상에는 그 여파가 아직 가라앉지 않고 있다.

▼관련기사▼

- "한번 튀어보려?"…정치권 반응

비판론자들은 유의원의 이같은 행동이 의도적으로 연출된 시선끌기 행동에 불과하다며 그 의도가 무엇이든 기본적인 예의는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 네티즌은 “ TV토론 사회자 시절에는 왜 평상복 차림을 시도하지 않았느냐”며 이는 “국회 선서라는 의식을 통해 개혁파로 자처해 온 자신의 등단을 극적으로 선전하려는 퍼포먼스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또 pusesik라는 네티즌은 “동료의원들에게 앞으로 국가를 위해 잘 해보자는 첫인사를 하는 자리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만 심어준 것은 본인에게 손해를 입힌 행동”이라며 유 의원이 다소 경솔했다고 비판했다.

이에반해 찬성론자들은 유의원의 이같은 행동이 탈 권위주의적이고 신선하다며 지지를 표명했다.

네티즌 sos303씨는 "유 의원의 복장은 국회의 극단적 보수성에 대한 힐난"이라며 "국회의원들은 '개혁'을 단골로 부르짖지만 개혁은 커녕 최소한의 융통성과 관용도 없다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일침을 놓았다.

또 kising1 라는 네티즌은 "국민에 대한 진정한 예의는 국회의원의 복장이나 외모따위가 아니다"며 "당권경쟁에만 열을 올리는 기존의 국회의원들의 행태가 바로 무례한 짓이라는 걸 알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같은 찬성과 반대 논란에도 불구,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새내기 의원'으로 첫발을 내딛는 유시민씨가 인기에 영합하지 않고 국정 수행에 최선을 다해주기를 기대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유 의원의 29일 보도자료 전문▼

[선서에 부쳐 드리는 말씀]

똑같은 것보다 다 다른 것이 좋습니다

존경하는 박관용 국회의장님과 선배의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고양시 덕양갑 유권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도 인사드립니다. 개혁당 유시민 의원입니다.

오늘 제 옷차림 어떻습니까. 일부러 이렇게 입고 왔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국회에 나올 때 지금 같은 평상복을 자주 입으려고 합니다. 혼자만 튀려고 그러는 것도 아니고, 넥타이 매는 게 귀찮아서도 아닙니다.

이제 국회는 제 일터가 됐고, 저는 일하기 편한 옷을 입고 싶은 것뿐입니다. 이런 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똑같은 것보다 다 다른 것이 더 좋습니다.

제가 가진 생각과 행동방식, 저의 견해와 문화양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분들의 모든 것을 인정하고 존중하겠습니다. 그러니 저의 것도 이해하고 존중해 주십시오.

'서로 다름에 대한 존중과 관용'

이것이 이제 막 국회에 첫 발을 내딛은 제가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서로 관용할 수 없는 것은 단 하나, 자기와 다른 것을 말살하려는 '불관용'밖에 없다고 믿습니다.

서로 차이를 인정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의정활동을 약속합니다. 하지만 불관용과 독선에는 단호하게 맞서 싸울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과 의원님들 지켜봐 주십시오. 격려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03년 4월 29일

새내기 국회의원 유시민 드림

▼유 의원의 30일 보도자료 전문 ▼

[국회의원 선서에 부쳐 다시 드리는 말씀]

존경하는 박관용 국회의장님과 선배의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고양시 덕양갑 유권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도 인사드립니다. 개혁당 유시민 의원입니다.

오늘 제 옷차림은 괜찮습니까. 싱글 정장에 넥타이를 맸습니다. 어제 옷을 그렇게 입은 이유는 혼자만 튀려는 것도 아니고, 넥타이 매는 게 귀찮아서도 아닙니다.

국회나 국민을 모독하기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이제 국회는 제 일터가 됐고, 저는 일하기 편한 옷을 입고 싶은 것뿐입니다. 이런 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저는 똑같은 것보다 다 다른 것이 더 좋습니다.

제가 가진 생각과 행동방식, 저의 견해와 문화양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분들의 모든 것을 인정하고 존중하겠습니다. 그러니 저의 것도 이해하고 존중해 주십시오.

어제 저 때문에 의원선서를 하시지 못한 오경훈 홍문종 두 의원님께는 죄송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정장 입고 왔습니다.

하지만 여러 의원님들께서 퇴장까지 하신 것은 좀 심했습니다. 너무 여유나 여백이 없는 것 같습니다. 웃어넘기거나 영 못마땅하면 점잖게 충고하실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서로 다름에 대한 존중과 관용'

이것이 이제 막 국회에 첫 발을 내딛은 제가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서로 관용할 수 없는 것은 단 하나, 자기와 다른 것을 말살하고 배제하려는 '불관용'밖에 없다고 믿습니다.

서로 차이를 인정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의정활동을 약속합니다. 하지만 불관용과 독선에는 단호하게 맞서 싸울 것입니다.

끝으로 한 가지 제안합니다. 어제 저희 전화와 홈페이지를 통해 수많은 분들께서 "오늘은 꼭 한복 입고 의원선서를 하라"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우리 국회가 짙은 색 모노톤 정장만 고집하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질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번 첫 본회의가 열리는 날을 '평상복의 날'로 제안합니다. 넥타이 풀고 함께 토론합시다. 동참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03년 4월 30일

새내기 국회의원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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