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씨 부인영정 안고 귀국

  • 입력 2003년 1월 11일 01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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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 가객(歌客) 조용필(53)씨가 6일 미국 워싱턴에서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부인 안진현씨의 유골과 영정을 고국으로 봉안해 와 안치하면서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친구여’ ‘허공’ ‘큐’ 등 그의 어떤 히트곡을 부를 때보다 더욱 슬프고 애절한 모습이었다.

조씨는 10일 오후 6시경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곧바로 서울 서초구 강남성모병원 영안실에 빈소를 차렸다. 조씨가 해맑게 웃고 있는 아내의 영정을 안치한 뒤 절을 올리면서 오열하자 주위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눈시울을 붉혔다.

매스컴의 요청에 따라 15분간 기자들과 만난 조씨는 “너무 갑작스레 당한 일이라 실감이 나지 않는다. 많은 분이 슬픔을 같이 나눠주신 것에 감사한다. 장지는 평소 둘이 경기 화성시 송산면 선영에 성묘를 갈 때마다 ‘여긴 내 자리, 저긴 네 자리’라고 봐둔 곳으로 정했다. 슬프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아내가 입원했던 미국의 병원에서 내가 하도 오열을 하는 바람에 밖으로 밀려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한 조씨는 “아내가 세상을 떠나던 날 먹고 싶어했던 미역국을 내 손으로 끓여 줘서 그나마 위안이 된다”며 목이 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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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는 부인의 생전 모습을 회고하면서 “주변에서 질투할 정도로 서로 사랑했다. 지난해 말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을 할 때에는 병석의 아내와 하루 평균 15번 정도 통화하기도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조씨는 “올 상반기 내는 새 앨범에 아내를 위한 곡을 만들어 영전에 바칠 생각이며 열심히 음악을 하는 것이 아내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씨는 11일 장례를 마친 후 이달 말 미국으로 출국해 주변을 정리한 뒤 돌아올 예정이다.

이날 빈소에는 한화갑 홍사덕 강성구 정범구 의원, 도올 김용옥씨, 김수미 장나라 최병서씨, 그룹 신화, 김경호씨 등 각계 인사와 선후배 연예인 및 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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