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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1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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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시 정안면 이태묵(李泰默·47) 면장은 1일 마곡사 진입로인 정안면 광정리∼내문리 구간(8㎞) 주변에 재료를 쌓아 놓고 아무나 들러 무료로 허수아비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부터 열린 이 행사는 8월 한 달간 계속된다.
이 행사에 참여한 도시 출신 관광객들은 허수아비 제작 체험을 하면서 아련한 추억을 되살렸다. 또 농민들은 허수아비를 직접 제작해야 하는 수고를 덜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허수아비가 들녘을 채워나가면서 전년도에 비해 관광객들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정안면 집계 결과 나타났다. 도시의 동심(童心)들은 제작자의 이름까지 써넣은 허수아비에 대해 분신같은 애착을 느껴 가을이 지나기 전에 되찾아 오기도 한다.
효과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막상 행사 준비에는 거의 돈이 들지 않는다. 허수아비의 재료인 천과 철사, 각목 등은 용도 폐기된 현수막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면장은 행사를 앞두고 공주 시내 광고사와 재활용센터 등을 찾아 폐기할 현수막과 헌옷가지 등을 수거해온다. 지난해 행사가 재료가 부족할 정도로 인기를 모아 올해에는 두 배 가량 많은 300개 제작 분량의 재료를 준비했다.
이 면장은 “올해는 월드컵의 소중한 기억을 되살려 보기 위해 관광객들에게 되도록 우리 축구선수들의 얼굴이나 동작을 본뜬 허수아비를 많이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며 “들녘이 마치 월드컵 경기장처럼 변하면 정말 괜찮은 볼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주〓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