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이자 여성3인방 "비아그라 팔면 안돼나요?"

  • 입력 2000년 4월 16일 20시 07분


“저…”, 딸깍. 다시 따르릉, “저….”

“비아그라 때문에 전화거셨죠? 발기부전은 결함이 아니고 병이예요. 마음놓고 말씀하시죠.”

“여자분이 전화받길래 잘못 걸었는줄 알고, 사실은….”

한국 화이자사가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에 대한 환자의 궁금증을 풀어주려 운영하는 ‘비아그라 핫라인’의 책임자는 여성이다. 단 이 약의 판매를 총책임지는 제품 매니저와 지난해 비아그라 판매왕은 미혼의 여성.

홍보부장 노정순(39), 제품 매니저 김선빈(30), 판매왕 조정윤(25)씨. 세 명은 모두 일벌레라는 공통점이 있다.

노씨와 김씨는 지난해 일을 한 시간이라도 더 하려고 회사 부근으로 이사왔다. 노씨는 지난해 중순 비아그라 출시 무렵에 석 달 동안 저녁을 한 끼도 못먹었다.

김씨는 판매전략을 짜고 각종 학회를 준비하며 밤새는 일이 버릇처럼 됐다. 조씨는 매일 서울 서초 동작 금천구의 병의원 20곳 정도를 발이 붓도록 돌아다닌 결과 지난해 10월 이후 지금까지 2만알을 팔았고 회사로부터 ‘영업 MVP’로 뽑혔다.

“이제 여성이 비아그라를 취급한다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주위에서 여성이 아니라 밤을 새워 발기부전에 대해 연구하는 전문가가 비아그라를 취급한다고 평가해주고 있습니다.”

풀죽은 ‘남성’의 자신감을 곧추세우는, 화이자사 여성 3인방의 한결같은 말이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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